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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Apr 27. 2020

꿈에

가끔씩

꿈을 꾸었다.
생생하고 그리운 느낌의 꿈.


은색 빛깔의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절벽 위 회색 콘크리트 건물에 나는 살고 있었다.

유명한 건축가가 정성스럽게 지은 어느 미술관처럼 느껴졌다.

엄마와 나는 절벽 아래 바다 옆 모래사장에 예술가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바라보았다.

따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알고 지냈던 그는 살이 너무 빠져서 알아보기가 힘들었는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니 그도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주황빛 따듯한 햇살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바다의 물결이 은하수같이 빛났다.

작은 서점 우연히 발견한 그 책은 내가 꿈에서나 적었을 문장들이 가득했다.

내가 정말 느끼고 말하고 싶었던 문장들이었고, 반가운 마음에 모두 읽어 삼켜버리고 싶었으나 아까워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조금씩 천천히 틈이 날 때 한 장씩 읽었다. 어느 날은 소름이 돋고, 울컥하고 흔들거렸지만 또 어느 날은 아무 감정도 생기지 않았다. 슬펐다. 


가끔이 아니고 자주 나는 살아있어서 펑펑 울고 싶다. 엉엉 울었다.

무슨 발음인지 모르는 소리가 겅겅 흘러나왔다. 살아있어서 죽고 싶었다.

왜 이렇게 피곤한 삶을 버텨야 하는지 나는 이제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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