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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낮잠 Dec 23. 2019

일요일에 태어나 죽었다고 했다

Unvollendete


일요일에 태어난 그 아이는 행복했다고 말했다.
일요일에 태어나 일요일에 떠났던 것 같다.

몰입할 것들이 모조리 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사람은 어떤 종류의 것이든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인 믿음이 없으면 살 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랑만 생기면 행복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혼자서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은 같이도 행복하기 힘든 것 같다고도 했다. 혼자서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떠올려보려고 했다. 역시 혼자서 행복했던 때에는 같이도 행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오늘 감사했던 세 가지

1. 아무런 사고도 없이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2. 사랑하는 사람과 감사한 저녁을 먹었다.

3. 몸에 아픈 곳이 없다.


여유와 용기를 많이 잃었다.

시간을 잡지 못한 채로 세월이 간다.

별을 그리워하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유동하지 않는 것, 흐르지 않는 것이 나를 숨 막히게 한다. 불가능한 것에 대한 욕구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극단에 가 있다. 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세계에 살고 있다. 이곳에 힘겹게 도달했지만, 다시 나는 목적지를 잃어버렸다.

나는 나의 3분의 1을, 나에게 책임이 있는 나의 3분의 1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대체로 만족한다. 나머지 3분의 2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다. 너무도 많은 슬픔들과 괴로움 고뇌와 악몽 질투와 불만 서러움 서글픔 이제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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