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바다를 그릴 수 있어?

아직은 아니야

by 초록낮잠


나는 매번 어디쯤일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선을 긋고

나는 그중 어디쯤 닿았나

생각한다


끝나면 좋겠다고

끝이면 좋겠다고

선택하고 싶다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작되면 좋겠다고

시작이면 좋겠다고

선택하고 싶다고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엑셀레이터에 몸을 얹고 그대로 온 힘을 실은 채로

계속해서 앞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싶다. 두려울 정도로

삶의 무게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마침내 중력을 잃어버릴 때까지


아니면


예전에 누가 그랬듯

무표정을 하고서

주먹으로 유리를 내리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물구나무를 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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