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말해주는 타게팅 방식,그 숨겨진 비용
지난 글에서 페이스북 광고의 전반적인 효율성이 낮아졌다는 것(feat. 페이스북 크로스보더 인사이트)과, 그런데 그것이 광고 효율 저하의 모든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혹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생산적이다)는 것도 알았다.
이번 글에서는 "페이스북 광고 효율이 작년보다 안 좋아졌다."의 원인을 찾아보기 위해, 저번 글과 같이 페이스북에서 안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고자 한다.
하루에 구매 50건 이상이면
세트 타겟은 되도록 최대한 넓게 풀어두세요.
위 내용은 마케터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내용이고, 실제로 페이스북 가이드나 블루프린트에서도 "일반적으로 타게팅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광고 최적화 방식의 특성상, 일정 빈도 이상 발생하는 이벤트라면, 타겟을 넓게 풀어두는 것이 어느 정도 탐색비용을 지출하더라도 광고 최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비효율(경사 하강법의 국소 최적화 문제)을 없애 가장 큰 규모의 전환과 효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넓은 타겟이 가장 효율적이라면 노출 위치를 자동으로 최적화해주듯이 그냥 토글 버튼으로 만들어주거나, 최소한 세트 구성에 [타게팅은 최대한 넓게 하세요] 등의 안내 문구라도 추가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페이스북에서는 페이스북의 기능적인 도움 혹은 광고주의 노력이 있다면 확실히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때 [자동 노출 위치], [텍스트 오버레이 알림]과 같이 기능을 만들고 UI에 반영하곤 한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가이드 상에서 "일반적으로 타게팅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UI에 녹이지 않는 것은
[모든 면에서 좋은 타게팅 전략]이
아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위에서 그림으로 설명한 것과 같이, 광범위 타게팅은 국소 최적화 문제를 확실히 피할 수 있기에, 해당 광고의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타게팅 전략이라는 것이 분명한데, 그럼 어떤 면에서 좋지 않은 전략인 것일까?
페이스북은 광고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웹페이지에 방문하지 않는 98% 정도 되는 대부분의 고객들의 반응은 '평균 동영상 시청 시간'등과 같이 매우 뭉뚱그려져 의미가 거의 남지 않은 포맷으로 밖에 제공되지 않는다. 웹페이지에 방문하고 더 나아가서는 구매하는 고객들의 반응조차, 동영상의 어느 지점에 클릭했는지, 고객 관심사별로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 등 정말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도, 제공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세트 타겟을 최대한 넓히고, 페이스북의 광고 최적화에 의존한다면 '해당 세트에서 어떤 사람들이 광고의 반응하는지.'를 상상하는 것의 난이도가 타겟 규모가 작을 때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지금 고객들에게 보여지는 광고에서, 어떤 고객들이 해당 광고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충분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다음 광고, 그리고 그다음 광고'까지
고려해보면 최선의 타겟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광범위 타게팅 전략은 위에서 여러 번 이야기한 대로 '지금 돌아가는 광고 효율의 극대화'이라는 측면에서는 최선의 타게팅 전략이 맞지만, 페이스북에서 '지금 광고'에 반응하는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충분하게 주지 않기 때문에 - 세트 타겟 단위로 구분하지 않는다면 '이번 광고에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으니까 다음 광고에서는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내용을 보여주어야겠다'와 같이 개선할 수 없어진다.
분명 페이스북에서는 광고주를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심지어는 일부 비용을 지원하기까지 하는데, 플랫폼은 쉽게 알 수 있는, 광고주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광고 성과 정보에 대해서는 왜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것일까?
페이스북은 최근 업데이트에서 '세트 단위 예산 사용' 기능을 아예 없애고, '캠페인 단위 예산 사용'만 남긴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기능으로 최대 비용 집행 한도 설정과 최저 비용 집행 금액 설정 기능이 있지만 캠페인에 비효율적으로 판단되면 최저 비용 집행 금액도 잘 지출되지 않기에, 사실상 현재의 '세트 단위 예산 사용'은 아예 삭제될 예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페이스북에서는 광고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기에, 그나마 세트별로 타겟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그나마 추정해볼 수 있었는데, 그 방법조차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광고주가 고객에 대해 잘 알게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콘텐츠 플랫폼이고, 플랫폼의 영향력을 일종의 콘텐츠 프로바이더인 광고주에게 뺏기길 원하지 않는다. 광고주가 페이스북에 의존할수록, 매출액의 많은 부분을 광고비로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고주가 고객을 잘 알게 되고, 콘텐츠에 '충성도'를 만들 수 있게 되면 페이스북 이외 채널에서 그들에게 도달하는 방법을 찾기는 어렵지 않게 된다.
이렇게 다른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콘텐츠를 도달한다는 것은, 고객의 입장에서도 다른 플랫폼을 더 많이 쓰게 된다는 것이고, 이는 곧 '페이스북 사용자의 이탈'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리해보자면, 페이스북이 광고주에게 고객에 대한 정보를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고, 더 제한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지키려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들인 것이다. 광고주가 고객에 대해서 충분히 잘 알지 못하고 페이스북에 의존하게 되면, 광고주에게 더 많은 광고비를 얻는 동시에, 고객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추천하는 "일반적으로 타게팅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방법이 항상 틀린 것은 아니지만,
타게팅을 제한하지 않을수록 고객에 대해 더 모르게 된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고객에 대해 잘 알수록 더 좋은 광고를 만들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페이스북 가이드에서 추천하는 대로 착실하게 광역 타게팅으로 모든 고객들을 한꺼번에 최적화시키고 있다면, 당연히 시간이 갈수록 페이스북에서 당신의 광고에 어떤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르게 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시간이 갈수록 광고 효율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광고 효율이 작년보다 안 좋아졌다."라는 현상들의 첫 번째 이유는 플랫폼 자체의 광고 비용이 올라간 것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페이스북에서 제시하는 방법이 광고주의 장기적인 광고 효율을 깎아먹는 방식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정리해놓고 나니 페이스북이 정말 나쁜 광고매체 같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 광고를 잘해야 한다. 여전히 국내 이용시간 기준 점유율 1위의 SNS이고, 인스타그램을 포함하면 여전히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에, 페이스북을 '잘' 써야 한다.
그렇기에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을 '잘' 이용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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