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고 효율 구린데... 혹시 페이스북 탓?
내가 참여하는 스타트업 마케터들의 모임에서 두어 달에 한 번씩은 등장하는 주제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2018년에 큰 이용자 이탈을 겪었지만 여전히 국내 이용시간 기준 점유율 1위의 SNS이고, 인스타그램을 포함하면 여전히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에, 페이스북 광고 네트워크의 성과는 마케팅 실무자들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들은 거의 비슷하다, 다른 답변이 오갔던 경우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나오고 나면 어떤 매체가 그나마 낫고, 요즘은 어떤 매체가 뜨고 등의 '효율 좋은 매체 공유'의 주제로 넘어가서 네이버 쇼핑박스가 CPC가 싸다, 유튜브가 광고 매체로서는 어떻다, 카카오톡 채팅창 광고가 비싼데 효율이 좋다더라 등등의 이야기가 오간다. 자연스레 '페이스북 Ad Network의 광고 효율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었다'라고 결론지어진다.
그런데, 과연 정말, 페이스북 매체의 광고 효율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었을까?
조금 더 정확히 생각해보기 위해 '페이스북 매체의 광고 효율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었다'라는 내용을 잘라보면 사용자가 줄어들었거나, 광고주가 늘어났거나, 개별 광고주의 희망 광고 소진 금액이 커졌거나 등의 원인으로 CPM 값이 커져서 비용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단순히 특정 카테고리나 광고주의 문제라면 더 많은 가능성들이 생기겠지만, 페이스북 광고 매체 전반적인 효율 저하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가장 넓은 범위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부터 생각해보기 시작하였다.
위 가설들을 확인하기 위해선 결국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다행히도 페이스북에서 다른 국가로 진출을 고려하는 광고주들을 위해 제공하는 [크로스보더 인사이트 도구]를 통해 한국 내의 시계열 비교도 가능하다(16년 10월 이후의 통계 제공).
[국가별로 비교하기]를 선택 후 한국과 다른 국가를 비교하도록 설정해놓고, 한국의 16년 10월~현재까지의 트렌드를 비교해보면 한국에서 업종에 따른 페이스북 광고 특정 액션 전환율, 비용, 경쟁 트렌드에 대해 알 수 있다. 한국의 트렌드를 보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중국 등 사실상 이용자가 미미한 비교국가를 설정해 놓으면 더욱 편히 해당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그래프는 최고점이 100%로 설정된 비율 차트로 보인다, 중국과 한국의 비율이 약 1:10 정도인데, 실제로 그래프에도 비슷하게 표현되는 것으로 보아 그래프의 생략 등으로 생기는 왜곡은 적거나 없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제공하는 트렌드 그래프에 대해서 한번 더 설명하자면
- 전환 지수 : 광고를 통해 유입된 이후에 '전환'이라고 정의하는 행동을 취한 비율의 트렌드이다.
- 비용 지수 : 광고 지면을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의 트렌드이다, 간단히 말해서 해당 업종 전체 광고의 평균 CPM 트렌드. 페이스북이 자동으로 진행하는 경매에서, 평균적으로 광고 지면을 입찰받는데 드는 비용의 트렌드이다.
- 경쟁 지수 : 사용자의 타임라인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의 트렌드이다. 이것이 상승하였다면 '사람들이 광고를 더 잘 보게 되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름이 '경쟁 지수'이기에 '광고하고 싶어 하는 광고주가 늘어났다'라고 읽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즉, '전환 지수'의 경우 전환율의 경우 업종 안에서도 취급 품목, 가격, 시즌에 따라 천차만별이니 일단 넘어가고, '경쟁 지수'의 경우 결국 비용에 녹아드는 지표이니, '비용 지수'만 보아도 CPM의 트렌드를 볼 수 있어서 전반적인 효율의 증감을 볼 수 있다.
위 그래프는 [소비재] 업종의 [구매하기] 최적화 광고의 비용 트렌드인데, 별다른 해설 없이도 꽤나 많이 올랐고, 현재도 오르는 추세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외에 어떤 업종 / 이벤트를 선택하여도 대부분 '비용 지수'가 우상향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과연, 당신 회사의 광고 효율이 안 좋아진 것이,
전부 페이스북 탓일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 페이스북 때문에 비용이 증가했다면, 당연히 페이스북의 비용 지수 트렌드와 매우 유사한 CPM증감, 광고 효율의 증감 트렌드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진짜로, 회사가 속한 업종과 행동 목표를 설정했을 때 위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트렌드를 보인다면 타겟 고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만한 다른 매체를 공격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할 것이고, '요즘 페이스북 매체 광고 효율이 안 좋아요'는 더 구체적으로 잘라보면 '작년보다 올해의 광고 효율이 좋지 못하다'이기에 작년보다 올해 안 좋아질 만한 이유에 페이스북 전반적인 효율 저하 이외에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얻기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여전히 페이스북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SNS이고, 간편한 광고 세팅을 통해 높은 효율성을 제공해줄 수 있는 매체이다. 이것의 효율이 예전만치 못하다고 바로 버리는 것은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자 이제 '페이스북 광고 효율이 예전보다 안 좋아졌다'는 사실도 알았고, '근데 그게 꼭 우리 회사 성과와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도 알았다. 이제 할 것은 효율이 안 좋은 것을 페이스북 탓으로 돌리기보다, 어떻게 하면 페이스북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마케팅 실무자들은
왜 매년 '작년에 비해서 광고 성과가 저하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을까?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 위해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 페이스북이 어떤 매체이고, 거기서 광고를 어떤 방식으로 노출시키고, 그것이 어떻게 고객들에게 전달되는지 한번 짚어보고 '페이스북이 광고주들에게 말해 주지 않은 숨은 비용'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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