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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A Sep 07. 2019

젤라또랩은 어떻게
1년차에 130억 매출 회사가 되었나

1. 첫 판매, 첫 매진, 첫 프로모션, 첫 일 천만원

2017년 11월, 브랜드 런칭 즈음 합류하였다

첫 직장이었다. 몇 번의 창업과 실패들은 나에게 나름 나쁘지 않은 시행착오로 남았다. 이번엔 다르리라 믿고. 좋은 팀원들이 있는, 재밌게 일할 수 있는, 오히려 리스크가 별로 없어 보여서 이상할 정도인, 좋은 팀에 합류했다.


처음 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자사몰 구축이었다. 당시 젤라또랩은 약간은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티몬에서 사내벤처로 육성되어 독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개발팀을 같이 데려오지 못하였다. 플랫폼을 운영하고 - 거기서 데이터를 분석하여 제품을 만드는 벨류체인을 갖고 있었지만 개발팀을 다시 꾸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자사몰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은 커머스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나의 과제가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사몰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데이터의 분석과 공유, 판매 관련된 운영 업무에도 주로 관여하게 되었다. 유입 이후 각 단계별 전환율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전방에서 광고 매체를 운영하는 퍼포먼스 마케터와 함께 전반적인 퍼널 관리도 함께 담당하게 되었다.


판매 초기에는 주로 네이버 스토어팜(현재는 스마트스토어)을 주된 판매채널로 운영하였다. 스크립트 사용에 제한이 있어 구매전환 광고가 불가능했지만, 한 번도 운영해보지 않은 자사몰로 바로 모든 리소스를 돌리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구매전환 광고가 보통 더 나은 성과를 낸다고 알고 있었기에 예산의 일부를 자사몰 구매 최적화 광고에 편성하여 운영했고, 최적화가 진행되고, 리뷰가 쌓여 서서히 자사몰 비중을 높여나갈 수 있었다.

특히 우리와 같은 저관여 상품의 경우에는, 자사몰을 통한 구매 최적화가 매우 필수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충동구매가 가능한 가격대와 상품군에서 구매 최적화 기능을 활용하여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보고 자주 구매하는 사람을 타게팅해주는 것은 정말 큰 차이를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자사몰 운영이 서서히 궤도에 올라오고 있었을 즈음, 11번가 프로모션 구좌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름 큰 행사라 기대하고 있었고, 그런데 모바일에서 구좌가 생각보다 너무 안 좋은 위치였다, 부들부들. 우리로선 브랜드 입장에선 나름 파격적인 첫 1+1도 협의해주고, 행사 시작 직후 매출 뻠핑이 중요하다고 해서 초기에 광고 트래픽도 11번가로 몰아줬는데 더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체 매출이 서서히 오르고 있던 중이라 나름 배팅한 것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아쉽게 마무리되었다. 커머스 플랫폼은 잘 이용하면 좋고, 가끔 우리 편처럼 보이긴 해도, 우리 팀은 아니란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매출 견인을 하던 핵심 디자인이 품절되었다. 나름 공격적으로 생산한 수량이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디자인'이 다른 것에 매우 다르게 반응하였다. 하나하나 대충 뽑은 것들이 아닌데도 10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노력하는 것과 고객이 선택하는 것이 참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디자인이 줄어들수록, 전반적인 성과 저하는 어쩔 수 없었다. 다음번 생산이야 더 빠르게 한다고 해도, 지금 당장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11월 말, 최근 몇 년 들어 민족 대명절로 자리 잡은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왔다. 당시 우리는 한 번도 세일을 안 한 상태에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11월 1일 출시한 디자인 중 핵심 디자인이 품절되고 나서 전반적으로 효율이 저하된 상태였다. 특히, 어느 정도 유입-탐색까지는 진행되었지만 결제 전환율이 점점 저하되고 있어서, 구매의 허들을 낮춰줄 수 있는 기간 한정 할인이 매우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프로모션이 시작되고, 모든 지표가 극적으로 상승하였다. 우리 브랜드는 시장에 최초 진입하는 상황이었고 많은 고객들이 처음 보는 상품 처음 보는 브랜드에 느끼던 약간의 두려움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명분의 높은 할인율로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다. 네일 시장의 가장 극심한 비성수기에, 일 천만원을 넘겨보았고, 더욱더 시장과 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팀 위키 회고 내용. 환경은 어쩔수 없고 우리가 잘하는게 중요하다.




성공적인 첫 달이었다. 판매를 시작하고, 첫 고객을 만나고, 첫 매진을 경험하고, 새로 런칭한 브랜드가 열 명도 안 되는 인원으로 첫 달에 하루에 천만 원 이상 팔아본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팀은 당장 그 바로 다음 주에 다가올, 12월의 완전히 새로운 상황들을 전혀 모르고 두 번째 달을 맞게 된다.


다음 편으로...


세 줄 요약

1. 저관여 제품일수록 자사몰 운영해서 구매 최적화 광고 돌리자(시작할 때)

2. 커머스 플랫폼 잘 알고 쓰자 구좌 조건 꼼꼼히 살피자

3. 비성수기라고 못하는 거 아니고 내가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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