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민송 Jan 12. 2018

마인딩 노트 3. 자존감 높이는 자기 자비 연습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당신에게

나는 나에게 꽤나 엄격한 사람이었다. 일단 '내가 나에게 엄격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또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고. 그래서 '나는 ~한 사람'이라는 높은 기준을 여러 개 세우고, 그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면 나를 타박하곤 했다. 이는 때로 유용했고 분명 자기발전에도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장 발전해야 할 시절, 혹은 진짜 힘든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이 말은 나를 주저앉게 했고 나를 더욱 작아지게 만들었다.


안 그래도 힘든데 그런 나와 하루 종일 함께 한다는 건 꽤나 괴로운 일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너 대체 왜 그래?'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끔찍하지 않은가? 그래, 끔찍했다. 내가 나에게 하는 말들은 남들에게 들리진 않았지만, 내 마음을 좀먹었다. 그때 나는 나의 무기력에 대해서, 게으름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계속해서 잔소리를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무기력해졌고, 움직이기 싫어졌다. 게다가 이렇게 잔소리 들으며 가만히 있는 내가 싫어져 자존감까지 떨어졌다. 물론 그 모습을 보고 더 스스로를 타박하였고 말이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내가 나에게 조금만 더 관대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많이도 필요 없고 내가 친구들에게 해주는 딱 그 정도만. 세상 우울해 보이는 친구를 보았을 때, 가장 먼저 할 말이 무엇일까? 그래, 바로 그 질문.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나는 일단 내가 '왜 그러는지' 물어봐야 했다.


나라고 해서, 나를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지 '나를 잘 알 수 있을' 뿐이다. 그건 결코 나를 잘 아는 걸 보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나를 잘 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가 나를 잘 안다면 내가 왜 그러는지도 알아야 한다. 내가 왜 그런지 안다면 나에게 공감할 수 있다. 그리고 나에게 공감한다면 나를 위로해주고, 내게 필요한 말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게 힘들다면 나는 지금 나를 잘 모르는 것이다. 


정말 내가 나를 그렇게 잘 알까?
아니, 그렇지 않다.


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항상 함께하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잘 안다고 착각하기가 매우 쉽다. 때문에 오히려 나를 알기 위해 더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을 알기 위해 쏟는 노력의 반도 내게는 안 할 가능성이 크니 말이다. 많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냥 조금만 더 이해하고, 조금만 더 관대해지자는 거다. 남들에게 해줄 수 있는 딱 그 정도만, 나에게도 해주자는 거다. 나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나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누가 나를 이해해줄까. 채찍질만으로 마라톤을 완주할 수는 없다는 말에 이제는 공감한다. 나는 나와 오래, 멀리 함께 가야 하니까 나에게 당근을 주는 연습도 분명 필요하다. 혹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비를 베푸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한 가지 좋은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


자존감 높이는 자기 자비 연습 : 사랑하는 사람이 그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하기 


일단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가족도 좋고, 친구도 좋고, 애인도 좋다. 누구든 아주 많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면 된다. 그리고 내가 나에게 쓴소리를 잔뜩 퍼붓고 싶은 바로 그 상황에 그 사람이 처해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대답해보자.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말해주면 좋을까?'


혹시 그 대답이 방금 전, 나에게 하려던 그 말인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소중한 내 사람에게 뭐라고 해줄지 계속 고민해보자. 지금 속상해하는 내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따뜻한 말을 가득가득 떠올려 보는 거다. 그리고 그 말이 혀끝에 맴도는 그때, 그 말을 나에게 해주면 된다. 거울을 보며 나와 눈을 마주치거나, 나를 가볍게 토닥토닥해주며 말하면 더욱 좋다 :) 익숙해지면 굳이 내가 많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지 않고도, 내게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누구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랑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지 못할 말이라면, 나에게도 하지 않도록 해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바로 그 말을, 나에게 해주세요. 나는 그 누구보다 나에게 사랑받아야 할 사람이니까요 :)"



필자는 현재 온라인 마음 관리 프로그램 '마인딩'의 대표이자, 나 그리고 내 마음을 위해 노력하는 한 명의 마인딩 크루로 살고 있습니다. 몸을 가꾸기 위해 헬스장을 가듯 마음을 가꾸는 것이 당연해지는 세상, 그렇게 마인딩을 만난 모든 사람들이 각자 나답게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마인딩 노트 2.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