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민송 Jun 19. 2016

자존감에 대한 소소한 고찰

가장 자존감이 떨어지던 시절 얻어 낸 소중한 생각 조각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여행 중 꽤나 많이 했던 생각.


자존감.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내 머리 속 정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

고로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저 마음이 크다는 것이고,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흔히들 자존감이 높으면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극복하기 쉽고

삶을 훨씬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다 말한다.


왜일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기에?

아, 이거 좀 어렵다.


흠, 지금 내 모습 그대로 하나하나 다 사랑해주는 것?

당장 내 모든 바보 같은 행동들도 다 이해해주는 것?

그마저도, 그럼에도 다 괜찮다고 해주는 것?


아냐 아냐. 그건 아닌 것 같아.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면 그 사람이 잘 되길 바란다.

고로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바보 같은 짓을 한다면,

‘그래그래, 난 너의 이런 모습도 사랑해.’라고 하기보단,

그 모습에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길 바라지 않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지 않을까? 


그렇다면, 진정 사랑하는 것은

바보 같은 그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

언젠가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믿어주는 것.

변하고자 하는 꿈틀거림을 응원해주는 것.

그 과정의 모습까지 사랑하는 것.


고로 자존감은

‘나는 나를 사랑해. 나는 완벽한 사람이야.’도 아니고,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는 나를 사랑해. 한 달 내내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좋아.’도 아닌,

‘지금은 부족할지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를 사랑해.

그리고 내가 그럴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믿어.’이지 않을까.


고로 자존감은

내가 너무 완벽하기에 나를 사랑하는 것도,

나의 한심한 모습들을 그냥 수용하는 것도 아닌

‘부족하지만 더 나아지고자 하는, 더 나아질 수 있는’ 나를 믿고 사랑하는 것.


그래서 내가 바보 같이 느껴질 때,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괜찮아. 기다려줄게. 조금만 그러다 얼른 이리와.”




자존감에 대한 소소한 고찰 후기


사실 나는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꽤 자존감이 높은 편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여행 중 ‘있는 그대로의 나’가 심히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종종 생겼고,

그런 나 자신이 한심하고 바보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아, 혹시 나 자존감까지 바닥으로 떨어진 건가.’ 

싶어 덜컥 무서워지곤 했었다.


그래서 하게 된 자존감에 대한 고찰.

사실 이 고찰의 시작은 꽤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있는 그대로의 나’는 무엇이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나온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한 글이 바로 이 글.

완벽한 정의는 아닐 수 있지만 24살의, 25살의 내가 생각한 정의는 이것이기에..


나는 오늘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게 ‘나를 사랑하는 나의 자아’인지,

‘나에게 사랑받는 나의 자아’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어떤 자아이든 나는 나이기에.

괜찮다. 좋다 :)


그리고 위에서 결론 내린 것을 자존감이라 본다면, 

나는 자존감이 높다.


p.s. 헤헤, 게다가 내가 나를 믿기에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에

‘더 나아지고자 하는, 더 나아질 나’가 포함된다!

완전  맘에 드는 근사한 순환 고리 :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