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자존감이 떨어지던 시절 얻어 낸 소중한 생각 조각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여행 중 꽤나 많이 했던 생각.
자존감.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내 머리 속 정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
고로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저 마음이 크다는 것이고,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
흔히들 자존감이 높으면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극복하기 쉽고
삶을 훨씬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다 말한다.
왜일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이기에?
아, 이거 좀 어렵다.
흠, 지금 내 모습 그대로 하나하나 다 사랑해주는 것?
당장 내 모든 바보 같은 행동들도 다 이해해주는 것?
그마저도, 그럼에도 다 괜찮다고 해주는 것?
아냐 아냐. 그건 아닌 것 같아.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면 그 사람이 잘 되길 바란다.
고로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바보 같은 짓을 한다면,
‘그래그래, 난 너의 이런 모습도 사랑해.’라고 하기보단,
그 모습에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길 바라지 않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그럴 수 있게 도와주고 싶지 않을까?
그렇다면, 진정 사랑하는 것은
바보 같은 그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
언젠가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믿어주는 것.
변하고자 하는 꿈틀거림을 응원해주는 것.
그 과정의 모습까지 사랑하는 것.
고로 자존감은
‘나는 나를 사랑해. 나는 완벽한 사람이야.’도 아니고,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는 나를 사랑해. 한 달 내내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좋아.’도 아닌,
‘지금은 부족할지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나를 사랑해.
그리고 내가 그럴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믿어.’이지 않을까.
고로 자존감은
내가 너무 완벽하기에 나를 사랑하는 것도,
나의 한심한 모습들을 그냥 수용하는 것도 아닌
‘부족하지만 더 나아지고자 하는, 더 나아질 수 있는’ 나를 믿고 사랑하는 것.
그래서 내가 바보 같이 느껴질 때,
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괜찮아. 기다려줄게. 조금만 그러다 얼른 이리와.”
사실 나는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꽤 자존감이 높은 편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여행 중 ‘있는 그대로의 나’가 심히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종종 생겼고,
그런 나 자신이 한심하고 바보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아, 혹시 나 자존감까지 바닥으로 떨어진 건가.’
싶어 덜컥 무서워지곤 했었다.
그래서 하게 된 자존감에 대한 고찰.
사실 이 고찰의 시작은 꽤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있는 그대로의 나’는 무엇이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나온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한 글이 바로 이 글.
완벽한 정의는 아닐 수 있지만 24살의, 25살의 내가 생각한 정의는 이것이기에..
나는 오늘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게 ‘나를 사랑하는 나의 자아’인지,
‘나에게 사랑받는 나의 자아’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어떤 자아이든 나는 나이기에.
괜찮다. 좋다 :)
그리고 위에서 결론 내린 것을 자존감이라 본다면,
나는 자존감이 높다.
p.s. 헤헤, 게다가 내가 나를 믿기에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에
‘더 나아지고자 하는, 더 나아질 나’가 포함된다!
완전 맘에 드는 근사한 순환 고리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