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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짜 Mar 17. 2024

인간의 낮과 밤



 하루에 2잡에서 3잡을 뛰어서 그런 건지 나이 때문인지 휘몰아치는 바람처럼 시간이 지나간다. 추운 날 강풍을 맞으며 길을 걸으면 나도 모르게 지치고 피곤함을 느끼는 것처럼 매일매일의 하루가 늘 몸과 마음이 지쳤다.     

 

 부산은 지금 날씨가 기온차가 확 느껴질 정도로 시시각각 변했다. 마치 내가 이 일에서 저 일로 옮겨 갈 때를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위에서부터 지금까지 왜 자꾸만 이런 표현을 하는 걸까? 감성적인 건 알고 있었지만... 애써 부정했던 외로움과 고독함이 내 속에 있던 감정과 마음을 건드린걸 수도.     

 

 저번 주부터 휴무 다음 날이면 몸이 꼭 어디가 아팠다. 몸 관리 잘해야지 하면서도 또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나도 역시 인간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잘못을 되풀이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인간에 대한 씁쓸한 사실들은 나에게 그렇게 공감되고 맞는 말이면서 인간에 대한 위대하고 희망적인 말들은 나에게 거의 해당되지 않는다. 아마도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것이다. 그런 말들은 아마도 인간인 우리가 살면서 지향해 나가야 되는 삶이기 때문이다.      

 

 사람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뀐다. 잘했다 싶어도 시간이 또 지나면 ‘더 좋은 다른 방법은 없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서 최선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감은 비례하지 않는다. 덜 후회할 뿐.     

  

 몸이 지쳐서 그런지 공허한 마음이 들고, 부정적인 시선으로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예민함으로 가시를 바짝 세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이 모든 것도 길게 보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지금을 버틸 테니까.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어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겠는가? 지금이 그런 토대를 만드는 거라고 억지로 희망을 품어본다.      

 

 N잡을 뛰면서 한 가지 묘한 것을 느낀다. 야간에 병원에서 근무를 서고 있으면 노인분들의 마지막 사활을 건 투쟁과 싸움을 본다. 혹은 더 나아가 한 사람의 마지막을 보게 된다. 그러고 아침에 퇴근을 하고 초등학교에 출근을 하면 이제 한창 뛰어노는 아이들을 본다. 저녁과는 다르게 생기가 넘쳐흐른다. 웃음소리가 쉽게 끊이질 않는다. 마치 인간의 인생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만에 보는 느낌이다. 나는 그 중간 근처에 있다. 나도 어린 시절이 있었으며 앞으로 계속 살게 된다면 노인의 시절도 보낼 것이다.     

 

 낮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밤에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지금은 낮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최선을 다해 살며, 밤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준비해 가는 삶.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겠지? 3호선을 지나고 있는 요즘. 건강 중요한 것을 새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건강 잘 챙겨서 4호선, 5호선을 넘어 다른 호선으로 무사히 환승할 수 있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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