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도장깨기1
지금은 밝힐 수 없는 이유로 2년 동안 해오던 논술학원을 접어야 했다.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제일 미안했다. 내가 무언가를 하면서 제대로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끝내야만 했던 상황은 처음이어서 슬프고 당황스럽기만 했다.
평생교육진흥원 소속으로 해오던 강사일도 10월을 끝으로 2024년의 사업이 끝이 났다. 그냥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이렇게 무기력하게 끝내고 싶지 않아서 조리원으로 취직을 하게 된 것이다.
최 양, 미스최, 선생님, 강사님, 팀장님, 국장님, 과장님, 센터장님, 그리고 원장님... 참 많은 호칭으로 살아왔다. 이제 다시 새로운 호칭을 얻었다. 여사님. 아, 여사님이라니! 일상생활에서 여사님이라는 호칭을 받아본 적이 없다. 최여사님이라니, 참 낯선 호칭이다. 영양실 내에서는 서로에게 언니라고 하고 ~~ 씨,라고 한다. 외부 사람들이 우리들을 부를 때 여사님이라고 부른다. 어색하다. 무언가 직업과 어울리지 않는 호칭과 친해져야겠다.
오늘도 최여사는 영양사님이 짠 영양이 골고루 들어있는 식단으로 점심과 저녁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