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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쉐퍼드 Nov 16. 2018

(미라클 모닝) 아침형 인간의 기적 '슈얼~ 와이낫?'

4:30분 기상 5개월 차 그리고 일어난 삶의 변화...

저는 아침잠이 엄청 많은 사람입니다. 낮은 혈압 때문이라고 늘 주장하고 있지요.

그래서 제가 절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일찍 일어나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거예요.

세 아이를 거두며 공부까지 해야 했던 미국 유학시절에도 일을 다 끝내 놓고 늦게 쪽잠을 자는 것은 해도 일찍 일어나는 것만은 못했거든요.  


"나는 절대로 절대로 새벽에는 못 일어나는 사람이다." 


제게는 알람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다거나 간신히 깨어도 잠깐 다시 누워 2시간을 훌쩍 자버리는 놀라운 신공이 있었거든요. 올해 제게는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꾀하는 시기가 되었고,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생기게 되었어요. 해야 할 일들은 많은데 제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고.. 늘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쌓이고 또 그러다 보니 당장 급하지 않은 일들은 최대한 미루고.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야지 했는데 40 중반을 이렇게 살아온 제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어요.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어느 날 전 녘 그리 이르지 않은 시간에 잠자리를 들면서 다짐했어요.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4시 30분에  일어나 보겠다고 듣지도 못하고 꺼버릴 알람을 맞춰놓고 다짐을 했답니다. 그리고 한번 더 되뇌었어요.


'나는 내일 4시 30분에 일어날 것이다. '


그런데 연금술사의 명대사인 이 말 아시나요.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너를 돕는다


그 새벽 저를 도운 것은 한 마리 모기였어요. 시끄러운 모기에 눈을 뜨니 시계는 4:30분 정. 확. 히. 동시에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소름! 놀라운 것은 하루를 그렇게 보낸 후 그 이후로 저는 대단한 이변이 있지 않는 한 4:30분에 일어나게 되었답니다.


일어나서 뭐 나라를 구할 만한 큰일을 하고 그런 건 아니에요. 저만의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로 시간을 보내고 남편 출근, 세 아이들의 등교라는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일상들을 해나가는 것뿐이었어요. 그리고 영어 강사라는 저의 직업에 필요한 독서나 강연, 강의 준비들이 있었고요. 5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아침형 인간이 된 제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1. 매일 반 발자국씩 앞서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아침에 2시간 정도 더 시간이 있다는 것은 이불 정리를 하고, 샤워를 하고, 아침을 챙기고, 영양제를 먹고 이런 루틴 하지만 빼먹기 일쑤이던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잘 챙길 수 있게 해 주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히 커피 한잔에 신문을 읽으며 오늘 할 일을 정리하는 습관은 덤으로 생기고요. 돌아보면 늘 뒤에서 커다란 돌덩이와 굴러오고 냅다 뛰어달리듯 살았던 하루하루가 어느새 제 삶의 주도권을 제가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거예요. 


2. 자존감이 높아지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쩌면 저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저 스스로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한정 짓고 틀 안에 가둬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그 유명한 일화 있잖아요. 벼룩을 상자에 가둬두고 뚜껑을 덮어놓고 계속 뛰게 하다가 뚜껑을 치워도 벼룩은 늘 똑같은 높이로 뛴다고. 저는 지난 제 인생을 그 벼룩처럼 꼭 늦게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지. 새벽에 일어나는 성공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저의 자존감은 높아졌어요. 스스로를 믿게 되었고, 새로운 커리어를 쌓는 일들을 연속적으로 성공시켰어요. 난생처음 백화점 문화센터에서의 강연과 개인 브랜드를 넣어 만든 영어도서관이라는 성과였어요. 불과 몇 개월 만에 제가 16년 동안 영어강사를 하면서 계속 이루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도 아니고 연달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새벽의 기적이었어요.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하고 싶다는 축복과도 같은 마음이 생긴 거죠.


3. 건강해지고 긍정적이 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어요.

이건 임상학적 연구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저는 개인적으로 강하게 체험한 부분이에요. 우선 역류성 식도염으로까지 악화되면서 많이 힘들었던 위염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그리고 늘 어깨도 쑤시고 여기저기 아팠는데 오히려 일찍 일어나 움직이면서 몸이 가벼워졌고요(특별히 다이어트는 하지 않기에 몸무게 변화는 없는 가벼움입니다만) 몸이 살만하니까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변하더라고요. 좀 예민하게 반응할 일들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하게 되고요. 또 이런 마인드가 생기니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되더라고요. 늘 불만이었던 동향집 베란다로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해, 시원한 새벽 공기, 일찍 일어나 들이키는 한 모금 물, 갓 내린 커피 향, 토스트에 계란 프라이 같은 소박한 아침. 이 모든 것을 눈과 코와 귀와 온몸으로 느끼고 반응하며 무엇보다 감사하게 되었어요.  가진 것이 없다고, 갈급하다고 더 채우기만 급급했던 제가 그동안 어리석게 놓치고 살았던, 사실은 내게 매일매일 주어지고 있었던 '오늘 아침'이란 존재를 알게 된 후 더 이상 빈 손이 아닌, 부자가 된 마음. 아마 행복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을 거예요.


자기 계발서나 좋은 강연에서 이야기하는 것만큼 거창하고 동기 유발되는 이유나 결과는 아니겠지만, 평범한 저의 모닝 미라클을 나누고 싶네요. 이렇게 20대부터 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저처럼 40 중반에도 절대 못해내는 사람이 하는 걸 보면 '아 나는 이번 생은 새벽형 인간은 글러먹었어' 하시는 분들이 더 용기를 얻고 시도해보지 않으실까 해요.


깨워보세요 나의 아침. 

잠자고 있는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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