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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비수 Feb 21. 2022

우유소녀

토끼풀이불

illustration by tobysoo



단발머리 아가는 

하이얀 우유를 참 좋아했지.

부드럽고 고소한 그 하얀 밀크.

한 모금, 두 모금

목구멍을 흐를 때의 그 안정감, 따스함.


지금도

두 눈을 감으면

그 때가 떠올라

눈두덩에 영화관이 생긴 듯

눈물이 날 것 같은 그 시절


사랑스런 단발소녀와 부드러운 우유


닿을 듯 닿을 수 없는

먼 기억 속의 그 아이.

그 따스함 ... ... .




베란다 너머 불어오던 바람과 따사로운 햇빛

엄마의 따스한 품

작지만 아늑했던 그 공간

천국이 있다면 그 곳 이었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 

단 하나 가져가는 선물이 있다면

그 기억일 것 같다... ... .


돌아갈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 아이의 실 같은 단발머리,

그리고 

이제 내 앞에 남아있는 인생


그 길도

부디 따스한 햇살이 비춰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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