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이불
단발머리 아가는
하이얀 우유를 참 좋아했지.
부드럽고 고소한 그 하얀 밀크.
한 모금, 두 모금
목구멍을 흐를 때의 그 안정감, 따스함.
지금도
두 눈을 감으면
그 때가 떠올라
눈두덩에 영화관이 생긴 듯
눈물이 날 것 같은 그 시절
사랑스런 단발소녀와 부드러운 우유
닿을 듯 닿을 수 없는
먼 기억 속의 그 아이.
그 따스함 ... ... .
베란다 너머 불어오던 바람과 따사로운 햇빛
엄마의 따스한 품
작지만 아늑했던 그 공간
천국이 있다면 그 곳 이었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
단 하나 가져가는 선물이 있다면
그 기억일 것 같다... ... .
돌아갈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 아이의 실 같은 단발머리,
그리고
이제 내 앞에 남아있는 인생
그 길도
부디 따스한 햇살이 비춰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