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비수 Apr 03. 2022

잘 자, 검은 아이

토끼풀이불

illustration by tobysoo



안녕, 잘 지내니

방 안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은 어떠니

달빛이 따스하구나

그립고 그리운 시절

자동차에서 흘러나오던 음악,

어린 너의 가슴도 뭉클해지던 감성... ... .


그 시절은 어디로 흘러간 걸까.

내 마음 속엔 아직도 니가 흐르는데

너의 검은 실 같은 머릿결은 하늘하늘 아련한데

거울 속의 난

이미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인생에는

그렇게...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는

어떤 사건들이 다들 있는 걸까

그것이 나는 너무 슬프단다.

너가 지녔던 온기, 밝음, 명랑, 경쾌, 정... ... .

아직 내게 남아있는 걸까... ... .


바라는 모습은 있지만

이렇게 바라지 않던 모습도 마주하며

자신의 불완전함을, 어리석음을 

그것 또한 자신임을 

배워가는 것이 어른이의 인생인 거니



내 품에서 잘 자렴.


너의 부드러운 머릿결이 흩날리며

지나온 시간들이

날 위로해 주는 오늘 밤.




작가의 이전글 뽈찌와 메롱이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