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이불
안녕, 잘 지내니
방 안에서 바라본 서울의 풍경은 어떠니
달빛이 따스하구나
그립고 그리운 시절
자동차에서 흘러나오던 음악,
어린 너의 가슴도 뭉클해지던 감성... ... .
그 시절은 어디로 흘러간 걸까.
내 마음 속엔 아직도 니가 흐르는데
너의 검은 실 같은 머릿결은 하늘하늘 아련한데
거울 속의 난
이미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인생에는
그렇게...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는
어떤 사건들이 다들 있는 걸까
그것이 나는 너무 슬프단다.
너가 지녔던 온기, 밝음, 명랑, 경쾌, 정... ... .
아직 내게 남아있는 걸까... ... .
바라는 모습은 있지만
이렇게 바라지 않던 모습도 마주하며
자신의 불완전함을, 어리석음을
그것 또한 자신임을
배워가는 것이 어른이의 인생인 거니
내 품에서 잘 자렴.
너의 부드러운 머릿결이 흩날리며
지나온 시간들이
날 위로해 주는 오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