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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비수 Mar 27. 2022

뽈찌와 메롱이2

일상과 여행사이, 어딘가

pencil on paper


하니는 2018년 가을, 우리 집으로 온 포메라니안 강아지이다.

올해 1월 30일 네 살이 되었다.

하니가 우리 집으로 오게 된 여정은 4개월이라는... 길다면 긴 여정이 있었다.


엄마가 다른 동네의 병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그 병원 옆 건물에 포메라니안 분양을 하는 동물 병원이 있었다.

병원 앞 마당 울타리에 포메라니안 열마리 정도가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엄마는 그 아이들 틈에서 하니를 발견한 것이었다.


세나가 하늘나라로 가고 지내는 동안, 나는 일터로 출근하고 정신없이 일하고

퇴근해서는 피곤해서 자고 ... ... .

솔직히 나는 어느 적막한 순간에 세나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이 찔끔' 흐르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현실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는 아니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 세나가 오래 있었던-에서 지내며 매우 허전하셨나 보다.


그 마당 울타리에서 하니를 발견한 이후,

엄마는 병원 진료를 마치시면, 꼭 하니를 보고 돌아오셨다.

진료가 없는 날도 심심하면 그 동물 병원에 출근 아닌, 출근을 하셨다. 


pencil on paper


그렇게 4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엄마가 "수정아, 우리 동글이 보러갈래~?" 하시는 거다.

그 동물 병원에서는 하니를 동글이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니와의 첫 만남이 성사되었다.

병원에 들어가니, 동글이란 아이는 작은 직육면체 투명관 안에 가둬져 있었다.

"한 번 안아봐도 되나요?"

간호사 한 분이 강아지를 꺼내주셨다.

처음 본 아가가 내 품 안에 쏙- 안겼는데 

복실복실 해 보였던 털과는 달리 몸은 굉장히 작고 가냘퍼서 불쌍하다는 마음도 들었다.

예쁘다고 눈을 맞추고 바라봐 주니 내 입술에 뽀뽀도 쪽! 해주었다.

그 날 이후 나도 동글이란 아이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리고 며칠 후 동글이는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사실.. 아빠는 포메라니안이 털이 많이 빠지고 날려서 '털 많은 애 데리고 오지마'라고 말한 상태였다.

그런데 왠 걸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고 아빠가 들어오니 동글이는 처음 본 아빠에게도 쫓아달려가서는 뽀뽀를 쪽! 해준다.

아빠도 그 순간 나처럼 아기에게 반하셨다.

'이쁘다고 안고 둥게둥게... ... !'

우리 가족 모두를 홀린 동글이는

하얗고 기쁨을 준다는 의미로 "환희"란 이름을 갖게 되었고, 발음하기 쉽게 "하니"라고 부르고 있다.

4년을 함께 지내면서

처음 본 순간과 다른 모습들을 많이 발견하고, 실망도 하고 귀여워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사실

여전히 속 깊고 어른스러운 세나가 그립지만,


엄마와 아빠가 

귀여운 털복숭이 아가가 와서 하하호호 웃으며 지내시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어

그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photo by tobysoo

세상 모르고 해맑게 웃고 평화롭게 꿈꾸는 하니,

앞으로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지내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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