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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맥상 Aug 20. 2018

놀이, 차별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거대한 사회문제들과 운명을 같이하는 우리에게는 "차별"이라는 키워드가 항상 등장한다.

금수저, 흑수저 프레임부터 세대 갈등, 난민, 젠더 이슈.

우리는 "차별"에 민감하다.

개인적으로 차별은 "있음"의 문제와 "극복"의 문제, 두 가지로 접근해야한다고 본다.

차별의 본질적 유무는 구조적인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존재하는 차별을 개인적은 삶의 영역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오늘은 차별의 "극복"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동은 생후 6개월간 부모 특히 어머니와의 안정적인 애착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그 이후 필요한 다양한 자극은 놀이를 통해서 접하게 된다.

감각 탐색이 중요한 3세, 

풍부한 언어 자극이 필요한 4세, 

사회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5세, 

그리고 신체 활동이 활발해지고 신체 조작 능력이 크게 발달하는 6세,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발달 과정을 거치는 7세와, 

경쟁과 협업을 통해 사회성이 크게 발달하는 8세.

각 연령에 아동에게 필요한 그 요소 요소들은, 놀이를 통해서 채워질 수 있다.

놀이는 기본적으로 탐색과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몸과 마음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아동에게 있어서 놀이의 경험은 삶의 기술을 배우는 기회이자 삶을 대하는 태도를 기르는 기회이다.




조금 비틀어서 보자면 이렇다.

충분히 놀지 못한 친구들 - 예컨데 놀 기회가 없었다던가, 또는 가짜 놀이만 경험해본 -은 삶의 기술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워야할 때에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안전하게 배워야할 실패와 성공의 경험과 

그 경험에서 비롯되는 도전의식과 문제 해결력, 그리고 회복 탄력에 대해 배울 기회를 잃었다.

또는 놀이를 통한 사회적 경험과

그 경험에서 비롯되는 공감력, 이타심과 건강한 경쟁심에 대해 배울 기회를 잃었다.

나아가서 놀이를 통해 알게되는 자기이해 경험과

그 경험에서 비롯되는 자존감 형성, 감정 이해, 삶에 대한 사랑에 대해 배울 기회를 잃었다.

현재 아무리 많은 지식이 있더라도, 앞으로도 꾸준히 배워갈 힘이 없는 자는 그 반대편에 있는 자를 이기기 어려운 세상이다.

삶에 대한 긍정과 동기 그리고 튼튼한 마음 없이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못 놀게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즐거움 또는 건강만을 뺏는 것이 아니다.

그들로부터 삶을 살아갈 힘을 뺏는 것이다.

 



다시 조금 비틀어 보면 이러하다.

우리는 함께 어울려 노는 기회를 통해 너무나도 적은 비용으로 차별을 줄일 수 있다.

놀이하며 자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효과적으로 차별을 극복할 수 있으며 그리고 그 차별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지 않을 수 있다.

충분히 놀아본 아이들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더 큰 어려움도 극복해낼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데 능하며 자신을 쓰임새 있다고 믿는다.

이런 능력은 어린이에게 놀이를 뺏어 놓고 후에 어른이 되어 갖게 하고자 하여 훨씬 더 큰 비용을 들여도 불가능할지 모른다.

어린이에게 놀이를 통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힘을 주자.

그리고 그 후에 어려움은 그들이 해쳐나가도록 기다려주자.

그들이 성인이 되어 큰 벽을 만나더라도, 이겨낼 힘을 주자. 차별은 간단하게 없어지지 않는다.

또는 그들에게 어울림의 힘으로 함께 차별을 없앨 동기를 주자. 차별은 한 세대의 노력만으로 사라지지 않기에.



우리가 너무 벌어져버려서 매꿈에 너무 큰 노력을 지지 않아도 될 때, 그 때부터 문제를 해결해보면 어떨까?

다 고만고만한, 부들부들 말랑말랑한 어린이들에게

차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끊임 없이 발생할 큰 문제들을 "해결할 힘"을 가르치자.

놀이터에서!



p.s. 

보육과 교육의 기회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친다.

평생 학습 시대에서 또는 새로운 지성과의 만남을 앞둔 시대에서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배우는 기술과 배움의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

배우는 기술과 배움의 태도를 놀이를 통해 익히 배운 이들에게는 지식이 알아서 그 가치를 할 터이다.

아, 진짜 끝.

할 말이 너무 많아서 탈이다. 하나 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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