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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품파파품파 Feb 22. 2018

어떻게 살 것인가

또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요즘 들어 내 욕심이 많이 줄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남의 것을 탐내는 욕심이 아닌 꿈을 이루고 싶은 욕심 말이다. 욕심이 줄자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뭔가에 미친 듯 몰입하지 않는다. 놀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기회가 없어도 만들어낸다. 어느샌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애쓰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중이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답답한 마음을 지닌 채로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던 중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고민의 답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과 유시민이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충동구매를 일으켜 결국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책은 유시민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철학을 다루고 있다. 유시민 작가의 얼굴을 알고 영상을 통해 얘기하는 것을 자주 들어봐서 그런지 책을 읽는 느낌이 아니라 유시민 작가가 '알쓸신잡'에서 이야기 해주듯 말로 전해 듣는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작가는 일, 놀이, 사랑, 연대 4가지를 모두 챙겨야 제대로 살 수 있다고 얘기한다. 공감이 되는 이야기고 앞으로 작가가 제시한 것들을 실천하며 살아가겠다고 생각은 들지만 가슴을 크게 울리지는 않았다. 반면 책 내용 중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챕터가 있는데 오히려 이 이야기가 더 많은 울림을 주었다. 이 챕터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자유 의지에 관한 것이었지만 내겐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Memento mori

 개인적으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물음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과 굉장히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물음이 아니다. 전자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다들 후회 없이 죽고 싶다고 생각한다. 후회가 없으려면 우선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중요하고 이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이 된다.

 또한 '어떻게 죽을 건인가'라는 물음은 '메멘토 모리'라는 말도 생각하게 만든다. 나라는 존재가 언젠가 죽을 존재라는 생각을 늘 품고 살아간다면 망설임이나 고민의 해답을 찾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물음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삶의 유한성'까지 고려하도록 만드는 질문이므로 이 물음에 답을 찾는 것이 더 나은 삶의 지표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죽을까? 고민을 해보았다. 정말 진지하게 죽음을 고민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늘 '죽으면 그냥 다 끝이지'라는 생각으로 굳이 죽음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죽기 전 내게 인생을 돌아볼 시간이 주어졌을 때 후회의 순간보다 환희의 순간이 더 많았으면 한다. '그때 그랬어야 했는데...'라는 안타까움보다 '이러이러해서 정말 행복했다.'라는 기분 좋은 회상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싶다. 만약 당장 1시간 뒤에 죽는다면 난 내가 여태껏 망설이며 놓치고 후회하던 것들만 잔뜩 생각이 날 것 같다. 제대로 살아오지 못했나 보다.

 

 내가 언제든 죽을 수 있고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걸 생각하니 앞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할지 더욱 확고해지기 시작했다. 내 앞에 주어진 문제나 상황, 선택을 앞두고 죽기 전 돌아봤을 때 후회하게 될까 싶은 선택은 최대한 피하고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기보다 내 마음이 더 끌리는 선택을 해야겠다.(말로만 하면 참 쉬운 것이니 구체적인 나만의  선택 알고리즘을 고안해봐야겠다.) 물론 쉽지 않을 테고 후회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좋은 순간들을 만들어간다면 후회의 순간들은 뒷전이 되겠지 싶다.


 유시민 작가의 이야기도 좋지만 그로 인해 파생된 나의 생각을 즐기는 것도 정말 좋다. 실은 이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생각들이 휩쓸고 갔지만 이를 전부 글로 녹여낼 자신이 없다. 아직은 독서도 부족하고 글쓰기에도 익숙하지 않은 탓이겠거니 싶어 이런 식으로 짧게 짧게 작성하며 연습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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