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새에게는 꿈이 하나 있었단다.
바로 하늘보다도 푸르다고 전해지는 바다에 가는 일이었지.
어렸을 땐 모두가 그 말을 들으며 상냥하게 웃어줬어.
참 멋진 꿈이라고, 너라면 분명 이룰 수 있을 거라 말해줬지.
시간이 흘러 날개깃이 돋고 둥지를 떠날 때가 되었어.
아기 새에게는 여전히 멋진 꿈이 있었지.
파도 위 부서지는 햇살 속에서 유영하고자 했단다.
하지만 이제 그 누구도 그 꿈을 응원해주지 않아.
걱정스러운 얼굴로,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염려해오지.
그건 미래가 불투명한 일이라고.
이제는 현실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언제까지 어린아이처럼 꿈만 좇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아기 새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 말이 다 맞다 생각했지.
아기 새는 더 이상 아기 새가 아니었으니까.
아기 새는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고 현실적인 길을,
모두가 잘한다고 인정해준 일을 택하기로 했어.
안정적인 삶을 얻고 나면 언제든 다시 꿈꿀 수 있을 거라 믿었으니까.
온 마음으로 바라던 어린 날의 꿈은 잠시 넣어두기로 했지.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
분명 스스로를 잘 다독였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인내하면 모든 게 뜻대로 될 거라 생각했는데,
눈을 감을 때마다 눈꺼풀 너머로 넘실거리는 바다가 보이는 거야.
또 언제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던 생쥐 아저씨가
별안간 난데없이 여우 댁에게 물려가 버린 거야.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지.
과연 누가 그런 결말을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물론 숲 속 생쥐와 여우 사이니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그저 그 누구도 그날 그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을 뿐.
아기 새는 그렇게 누군가의 미래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보았어.
제 아무리 철저하게 미래를 대비한 들,
결국 거대한 파도 앞의 모래성에 불과할 뿐이라면.
조금 더 지금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해도 되지 않을까.
아기 새는 그렇게 아지랑이처럼 이지러지는 언젠가가 아닌,
당장 눈앞에 존재하는 자신의 현재를 살아가기로 했어.
언제 끝이 와도 후회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