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여행자의 심장을 가지고,
나아가고자 하는 강렬한 갈망을 품고 태어나.
들려오는 것은 따라오라는 은근한 별의 속삭임.
그것은 꿈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의무와 책임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도 있어.
딱 하나 공통점은 그것을 잡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것.
이유도 모르는 채. 본능에 이끌리 듯.
저것만 손에 넣으면 모든 게 좋아질 거란 막연한 희망과 함께 별을 쫓게 되지.
하지만 이상한 일이지.
애써 별을 손에 넣은들 찾아오는 것은 이유모를 허탈함 뿐이거든.
고개를 들면 여전히 무수히 많은 별들이 기다리고 있어.
그것을 보면 마음이 조급해져.
홀로 뒤처지진 않을까,
쉬는 시간도 낭비처럼 느껴져.
그렇게 다시 달리기 시작해.
다음 별을 손에 넣기 위해.
어쩌다 별을 손에 넣으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게 된 걸까.
그저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그것을 쫓으니까.
그리고 모두가 행복해지길 원하니까.
그러니 관계가 있겠거려니 싶었나 봐.
하지만 두 다리는 땅에 둔 채 시선만 하늘에 못 박은 탓일까,
아이는 바로 앞의 작은 돌을 보지 못하고 걸려 넘어졌어.
삼켜지듯 풀밭에 몸을 묻었지.
몸을 묻은 채 서글프게 흐느꼈어.
끝없이 별을 쫓는 것에 지쳐버렸거든.
잡아도 그다음 별이 기다리고 있어,
도무지 끝이 보이질 않았으니까.
그렇게 얼마를 울었을까.
등을 다정하게 토닥이는 손길이 느껴졌어.
고개를 들자 낮아진 시선에 들꽃이 가득 담겼지.
그리고 깨달았어.
아아, 이곳에 있었구나.
찾던 것은 먼 곳에 있지 않았어.
대지 위, 시선과 기대를 낮춘 그곳에 소리 없이 피어있었던 거야.
작지만 무수하게, 그리고 한결같이 아이를 지탱해오고 있었던 거지.
청량한 풀내음이 불어오는 것이 느껴졌어.
언제까지고 그 행복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어.
아이의 가슴속에는 여행자의 심장이 뛰고 있었으니까.
땅에 등을 대고 누운 아이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어.
여전히 쏟아질 듯 많은 별들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지.
그래도 이젠 조급하지 않아.
그래, 별을 잡지 못해도 괜찮아.
그것은 나아가게 해 주는 기대감,
방향을 알려주는 길잡이로 남겨두자.
그리고 들녘의 꽃과 함께 걸어가자.
그럴 수 있다면 소설의 다음 페이지를 기대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목표는 별로, 행복은 꽃으로, 여행하는 기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