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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 lee Sep 25. 2020

1등이 되고 싶었던 처절함, 참극으로 끝난 우정

[미리보는 영화] <디바>로 호흡 맞춘 신민아-이유영




모처럼 여성 배우의 투톱 영화가 개봉했다. 배우 신민아와 이유영의 호흡을 맞춘 <디바>는 우선 여성 감독이 여성이 중심인 서사를 통해 삶의 본질을 건드리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영화는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다이빙 선수 이영(신민아)과 노력파인 수진(이유영) 사이에 쌓여만 가는 서로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다루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목표로 두 인물이 서로 감정적으로 얽히다가 누군가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되는 과정이 주요 사건으로 등장한다.


전반적으로 스릴러와 공포 요소가 곳곳에 보인다. 장르적으로 따지면 심리 스릴러에 가까운데 인물 관계와 사건 구성을 편집과 CG 효과 등으로 꼬아놓은 게 특징이다. 큰 줄기만 보면 수진이 이영에 대해 열등감과 일종의 패배의식을 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영화 중후반부가 넘어가면서 이영이 품고 있는 또 다른 비밀이 드러나는 식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벌어진 차량 추락 사고는 <디바>에서 주요한 사건이자 두 인물의 관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이영과 수진을 둘러싼 주변 인물의 시선 또한 특정 방향으로 흐르면서 극적 긴장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 영화 <디바>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올


연출을 맡은 조슬예 감독은 그간 <잉투기> <가려진 시간>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각본에 참여했고, <택시운전사> 각색에 참여했다. 이야기 구성면에선 나름 인정받아 온 그가 <디바>를 통해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1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경쟁 시스템에서 과연 두 인물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그 인물을 감독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을지 궁금증이 클만하다.


신민아 또한 <춘몽> 이후 상업 장편영화에 4년 만에 출연하기에 팬들 입장에선 반갑고 기대 또한 클 것이다. 그간 주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역할로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던 그가 이번엔 내면의 욕망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나름 변신이라면 변신이다. 이유영 또한 섬뜩한 표정 연기와 내면 연기를 통해 신민아의 캐릭터에 맞선다.


 이런 장점을 품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디바>의 전체적인 만듦새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물의 감정선을 쫓는 듯 하면서도 사건 전개와 이야기 구조를 다소 과하게 뒤트는 시도를 하면서 일종의 혼란을 남긴다. 캐릭터나 이야기의 여운이라면 좋겠지만 관객에 따라서는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영과 수진 주변 인물들 설정도 아쉽다. 이규영이 맡은 김 코치는 가장 근거리에서 두 선수를 지켜보고 관리하는 인물인데 누구보다 두 사람을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일종의 방관자 캐릭터일 수도 있는데 좀 더 설득력 있고 탄탄하게 그려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한줄평: 변화구가 아닌 직구가 필요했던 타이밍
평점: ★★★(3/5)


             

영화 <디바> 관련 정보


각본: 유영선, 조슬예
감독: 조슬예
출연: 신민아, 이유영, 이규형
제작: 영화사 올㈜
공동제작: 팔팔애비뉴㈜, ㈜에이앤지모즈
제공: 한국투자파트너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84분
개봉: 2020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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