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혼 살림을 장만할 때는 자의든 타의든 정리왕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데,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저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종류의 사람일거야..
그렇게 2년을 대충 살다가 이사를 기회삼아 조금 덜 정신없게 살아보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완벽하게 깔끔하게 정리된 집으로 살기엔 귀찮고.. 불편하지 않으면서 시스템화되 접점을 만난 것 같다. 거의 3달을 애보며 회사다니며 틈틈히 물건사고 정리하고 하다보니 심플한 원칙이 있었다.바로
물건의 제자리를 마련해주는 것
제자리를 마련해주고 항상 거기에 놓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불필요한 생활의 동선을 정리해주고 정신없던 공간에서 해방시켜준 공간별 아이템을정리해봤다.
이케아 셰나(TJENA): 파일
집안일에도 종이류 보관할게 꽤 된다. 보험 약관이나 재정 관련 내용, 딸래미 어린이집 관련 내용도 꽤 종이가 많이 나온다. 장난감 사용설명서나 가전제품 사용설명서들도 파일별로 마련해두고..
한 번 자리만 마련해주면 제 자리에 넣어만 주면 된다.
이케아 셰나(TJENA): 드레스룸 공간 수납
이 공간은 오픈된 공간이라, 잘못 놓으면 어지러워보여서 꽤 고민이 있었다. 집에 굴러다니는 어떤 수납함을 넣어도 자투리 공간이 남기도 하고, 어색해 보이기도 해서 꽤 오랫동안 지저분하게 유지되던 공간이었는데
세상에 딱! 맞는 수납함을 찾아서 너무 신났었다. 정리 변태가 되어가는걸까..
이케아 셰나를 2개를 넣으면 공간 낭비 없이 딱!
집에 굴러다니는 박스를 어떻게든 버리지 않고 잘 가지고 있어야겠다. 언제 쓰일지 몰라..
리바트 서랍장
이케아 트로파스트랑 비슷한 형태인데 아마 아이 있는 집은 다들 가지고 있을 국민 서랍장 수준이다. 크게 불편함 없이 쓰고 있고, 디자인도 깔끔해서 그야말로 아이 관련 잡동사니를 모두 때려 넣는데 좋다. 이사올 때 웬만한 가구는 놓고 왔는데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서 데리고 온 서랍장.
이케아 빌리(BILLY): 아이방 책 정리
이사 후 정리하고 나서 제일 늦게 장만한 수납장이다. 벽고정 형으로 다른 아이템을 샀다가 처참히 실패했는데 빌리를 너무 늦게 알았다. 이케아에서 직접 사서 집까지 가지고 오는데 개고생을 하긴 했지만, 조립도 많이 힘들지 않았고 선반별 높이도 자유롭게 조절해서 설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케아 트로파스트(TROFAST): 아이방 장난감
원래 벽에 붙이려고 산건데 정신 사나울 것 같아서 책장 위에 올려뒀더니 오히려 좋았다. 여자 아이라서 작은 장난감이 많아 활용하기 딱 좋았던 트로파스트 서랍장. 리바트 서랍장과 디자인도 비슷해서 통일감도 있어 더 좋았다. 박스 그대로 빼서 가지고 놀았다가 아이에게 정리까지 책임지게 놓기 좋다.
오늘의집에서 산 둥근바구니
수납 바구니/박스를 통일하는게 사실 제일 좋지만, 요즘은 플라스틱도 비싸네. 이사를 왔어도 공간에 맞게 모두 버리고 새장만 하는건 돈도 돈이지만 플라스틱을 버리는데 대한 적지 않은 죄책감 때문에 모두 이고 지고 어디에든 맞춰보려고 한다. 다행히 비슷하게 생긴게 몇 개는 있어서 나름 통일감을 줄 수 있다. 집이 꽤나 각진 느낌이 있어서 이렇게 둥그런 모양의 아이템을 보면 왠지 반갑다. 아무래도 한 공간에 다른 수납함이 있으면 통일감이 조금 반감되지만, 한 줄에 모여 있으니까 괜찮아..
이케아 바리에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납 아이템. 일단 너무 깔끔하다. 그리고 가격도 착하다. 가볍게 쓰기 좋다. 핸드드립 도구나 영양제, 스프레드 류를 각각 넣어 보관하고 있다.
브레드 틴박스
아일랜드 식탁의 단점. 한없이 어질러져 있을 수 있다. 최대한 위에 뭐가 안나와 있어야 하는데 사람하는데 그럴 수는 없는 법. 모두 여기 브레드 틴박스에 숨겨놓고 아무것도 없이 얌전한 척 하고 있다. 주로 자투리 간식을 넣어두고 있다. 냉장고나 펜트리에 넣지 않고 꺼내놓으면 아무래도 계속 보이고,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처리하기 좋다.
양념통이랑 부착식 선반
부엌 상단이 포화상태라서 공중 부양을 시켰다. 정말 튼튼하다. 양념통같이 꽤 자주 쓰는 아이템들은 반드시 밖에 나와있어야 한다. (정리보다 편한게 먼저지, 사람이 귀찮으면 안된다!) 그라인드식이나 솔솔 뿌려 먹는 용으로 양념통을 맞출까 했었는데, 작은 숟가락으로 푸는게 훨씬 편해서 (살림 3년 경험이 뭐라고 참 웃긴다) 나름 고민하다가 주문한 양념통. 아직까지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