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계획은 완벽하지 않아도, 기록은 남는다

노션으로 만든 아이와 우리의 여름방학

by 차곡차곡

여름방학을 앞두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 방학도 그냥 흘러가겠지?



그래도 아이와 함께 계획 정도는 세워보자.

늘 그랬다. 방학이 시작되면 "이번엔 알차게 보내야지!" 다짐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흐릿해지고,
방학이 끝나갈 즈음에는 "또 그냥 지나갔구나" 싶은 아쉬움만 남았다.


아 물론 나의 방학 이야기다. 아이는 이번이 처음 맞는 방학이고, 지금은 아주 흐릿해져버린 나에게 있어서 방학이라는 기억은 그랬다.


이번에는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게다가 나는 모든걸 노션으로 만들어버리는 엄마잖아?



그리고 그 시작은, 아이와 함께 앉아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부터였다.

나는 노션을 좋아한다. 기록을 정리하고, 구조화하고, 쌓아나가는 그 느낌이 좋다. 그래서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노션을 열었다.


그리고 만들었다. 7년째 쓰고 있으니.. 페이지 만드는건 하루도 안걸린다. 내가 머리속에 그려놓은대로 블록과 데이터베이스 몇 개 가지고 뚝딱 만들 수 있게 해준 노션이 눈물나게 고맙다.



스크린샷 2025-07-16 오전 11.20.09.png




우리 아이만을 위한 방학 계획 템플릿. 이름하여, <슬기로운 방학생활>. 템플릿을 만들며 생각했다.

복잡할 필요는 없다고. 무려 초등학교 1학년용이다. (그래놓고 내가 편집할거지만)
화려한 수식과 디자인보다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내가 편집한다고 해도, 아이도 보면서 아 이게 달력이구나, 여기에 입력하면 사진이 나오는구나, 할 일을 하면 체크박스에 체크가 되는구나 정도는 알아야 재미를 붙일테니까.




그래서 만든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목 페이지 아래에는 목차가 있다. 클릭하면 바로 해당 섹션으로 이동한다.



스크린샷 2025-07-16 오전 11.20.20.png

1. 일정 관리 대시보드

스크린샷 2025-07-16 오전 11.20.49.png 방학 일정 그리고 방학 할 일

달력처럼 한눈에 보이는 일정표.
학원, 여행, 약속 등을 날짜별로 기록했다.
하루하루를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2. 방학 할 일 정리
'학교 숙제',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로 나눴다.
아이와 함께 채워 넣고, 끝낸 것에는 체크박스를 눌렀다.
하나씩 줄어드는 항목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3. 독서 기록장

스크린샷 2025-07-16 오전 11.21.11.png

읽고 싶은 책을 적고, 읽은 날짜와 간단한 메모를 남긴다. 아이는 책을 다 읽은 후, 느낀 점을 쓰는 걸 좋아했다. 쓰면서 주의할 점! 강요하지 않기. 독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스트레스를 주기는 싫다. 그리고 그걸 방지하기 위해 왼쪽에 여름방학을 잘 보내면 받을 수 있는 선물 이미지도 함께 넣어 놓는다..


독후감 숙제도 이곳에서 미리 써두니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겠지.



4. 시간표

스크린샷 2025-07-16 오전 11.21.21.png

요일별 학원 시간을 보기 좋게 정리했다. 별 것 아닌 듯해도, 구조를 갖추는 힘은 컸다. 그렇게 복잡할 것 없는 스케줄인데 왜 이리 헷갈리는지.



5. 여름방학 루틴

스크린샷 2025-07-16 오전 11.21.44.png

매일 하고 싶은 일, 예를 들어 '일기 쓰기', '책 10페이지 읽기' 등을 정한다. 너무 무리해서 넣으면 방학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니 달성하기 쉬운 것들 위주로 넣어야지. 매일 체크박스를 누르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퍼센트가 올라갈수록 성취감도 많이 느낄 수 있겠지.




6. 나만의 앨범

스크린샷 2025-07-16 오전 11.21.54.png


방학 중 찍은 사진을 올리고 간단한 글을 적는다. 하나의 ‘사진 일기’가 되어, 방학이 끝난 후에도 추억을 꺼내보기 좋을 것 같다. 여기는 온전히 아이가 원하는 사진, 아이가 원하는 글귀로 채워넣고 싶다.



이 템플릿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경험을 선물이다. 루틴을 만들고, 하루를 정리하고, 작은 성취를 기록하면서 아이도 나도 조금씩 함께 존재하는 시간이 쌓일 것이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노션을 조금만 다룰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섹션을 추가하거나, 꾸미거나, 가족의 패턴에 맞게 자유롭게 변형할 수도 있다.



기록하는 습관은 어릴수록 강한 힘을 발휘한다. 계획을 세우고, 시도하고, 끝까지 해보는 경험은 어떤 학습보다 깊은 흔적을 남긴다. <슬기로운 방학생활> 템플릿은 단순한 체크리스트 그 이상이다. 한 아이의, 한 가족의 방학이라는 작은 시간 속 성장기를 담아낸 도구다.


IMG_9638.jpg 나중에 되면 이렇게 쌓여가겠지. 나의 큰 꿈


이 템플릿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이번 방학이 흘러가지 않고 조금은 더 단단히 쌓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공유해본다. 슬기로운 방학생활. 우리 아이의, 그리고 나의 기록이 되기를.


이 템플릿이 필요하신 분은 인스타그램 @chagok.notion 팔로우 후 '차곡' 으로 댓글 주세요 :)
(2차 가공 및 상업적 이용은 금지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3대가 모두 만족하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