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을 통해서 확인하고 싶었던 내 목표는 예심 통과였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뤄냈다.
마지노선으로 정했던 2021년을 2개월 남겨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작가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일 뿐이지, 상업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작가가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훨씬 멀었다.
다만 이미 목표는 달성한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것뿐이었다.
2차 본심은 예심을 통과한 100 작품 중에서 30 작품을 뽑게 됐다.
경쟁률은 약 3:1.
예심보다 산술적인 경쟁률은 많이 줄었지만 결코 만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본심은 3주 동안 진행됐다.
평가는 독자들의 투표로 진행됐다.
어떤 평가지표든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최선을 다해서 원고를 열심히 쓰는 것뿐이었다.
부랴부랴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 소설은 예심 최소 기준이었던 15화까지만 구상해 둔 상황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조금도 생각해두지 않았던 탓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앞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상대평가인 만큼 다른 작품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일 빠짐없이 연재하는 것도 모자라 하루에 2편 이상을 업로드하는 작가도 있었다.
내가 업로드한 회차가 20화도 채 안 되는 데 반해서 어떤 작가는 무려 100화를 넘어가는 중이었다.
본심에 올라갔다고 해서 갑자기 글 쓰는 속도가 두 배가 될 리는 없었다.
게다가 구상된 이야기도 없었으니 집필 속도를 높일 수가 없었다.
분량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나는 그들을 시선에서 지우고 주 3일 연재를 목표로 세웠다.
어차피 지금부터 하루에 3편씩 업로드하지 않는 이상 그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게다가 나는 스스로의 목표를 이미 달성하기도 했으니까.
앞으로 이어지는 시간은 최선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게 됐다.
본심이 진행되는 3주 동안 하루 24시간을 오직 소설 쓰는 데만 집중했다.
24시간을 투입했다는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다.
막혀있던 다음 에피소드 구상이 자고 일어나자 해결되어 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자는 동안에도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예심 때와 마찬가지로 3주 동안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했던 덕분인지 스스로 약속했던 대로 주 3일 연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10월 28일.
예심 결과를 발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11시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5 페이지였던 화면이 2 페이지로 줄어있었다.
예심을 통과한 100개 작품 중에서 최종심으로 올라갈 30개 작품만 남아있었다.
작품 수가 적어진 만큼 결과를 확인하는 데는 훨씬 짧은 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 작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심도 통과!
예심을 넘어 본심까지 넘을 수 있었다.
곧바로 이번 공모전의 마지막 단계인 최종심으로 이어졌다.
기쁨도 잠시 문득 두려움이 밀려왔다.
지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