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광팬이다. 무려 20여 년 간 ‘그알’ 에피소드 대부분을 보았을뿐더러(기억하는 진행자만 해도 문성근, 정진영, 박상원, 김상중 배우, 4명이나 된다), 유튜브 ‘그알저알’까지도 다 챙겨 봤다. 그알을 보면서 범인을 누구인지, 범행의 동기는 무엇인지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를 유발하지만, 너무 잔인한 수법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보기까지 하며 챙겨보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1. 사회정의 구현
피해자(또는 가족)가 억울함을 제작진에 호소하고, 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진실이 차츰 밝혀진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나도 피해자(피해자 가족)가 되어 감정이입을 하며 분통을 터뜨리다가, 결국 진실이 밝혀지며 답답함이 해소된다. 그알 프로그램을 통해 사건이 언론에서 다시 공론화가 되어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된 경우도 있다.
2. 사회 이슈 내막 공개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상반된 경우, 짧은 기사만으로는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한 시간이 넘는 심층 취재를 통해 진실에 가까운 내용을 알 수 있다.
3. 과학수사 기법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모인 전문가 분들의 활약상을 보면 마치 어벤저스가 모인 것 같다.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 표창원, 권일용, 오윤성, 이수정, 박지선 교수님
진술분석: 김태경 교수님
법의학자: 유성호, 이호 교수님
영상분석: 황민구 소장님
4. 억울하게 범인이 된 사람들
박준영 변호사가 재심을 통해 화성 8차 살인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 등의 변론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냈다. 안타깝게도 강압, 고문으로 범인으로 몰린 사람들은 대부분 장애인, 노숙자 같은 사회적 약자다.
5. 법개정 필요성 공론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의 의사와 관련 없이 처벌돼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그알저알의 매력은
기존 그알보다 내용이 짧고, 가볍다. 그알 PD, 경찰(형사, 수사관), 의사 등 그알에서는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던 전문가가 그알저알에서는 웃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장 마지막에는 출연한 전문가가 추천하는 맛집을 소개하는 것이 정식코너처럼 정착됐다.
그알저알 외에도 비교적 가볍게 볼 수 있는 스핀오프(?) 영상이 많다.
- 사인의 추억: 유성호 교수님이 사인을 밝힘
- 월간황민구, 영상분석보구서: 황민구 소장님이 영상의 진위 여부 판단하고 영상 속 증거를 찾아냄
- 이호의 2호를 찾아서: 이호 교수님이 2호 제자를 애타게 찾지만 아직 넘어온 사람이 없는 듯ㅠㅠ
- 지선씨네마인드: 박지선 교수님이 해석해 주는 영화 같이 보기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박지선 교수님 팬이 되었다. 혼자 영화를 봤을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을 예리하게 알려준다, 그알에서 와는 달리 소녀소녀하심, 빨리 3탄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