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일본을 공부해야 할 때
‘위험한 일본 책(서울대 박훈 교수 저)’을 읽고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 관광국에서 조사한 결과 2023년 1 ~8월까지 한국인 해외여행자 1417만 명 중 432만 명이 일본을 갔다. 특히, 일본의 대도시는 농담 삼아 ‘물반 한국인반’이라고 이야기한다. 일본 정치권은 혐한을 이용하고 한국 정치권에서는 반일을 선동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그것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노재팬과 핵폐기수 반대’를 외치던 야당 정치인마저 추석 연휴에 일본여행은 다녀왔다.
코로나 시기에도 국내에서 반일 운동이 일어났지만 폐쇄적인 환경 속에 닌텐도는 품절이고 소니 카메라/렌즈는 구매를 위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일본 제품 구매반대만으로는 일본을 상대하기엔 우물 안에 개구리가 된 느낌이다. 거리에는 이자카야가 늘어나고 SNS상에서는 오마카세를 먹은 사진들이 넘쳐난다. 일본 만화는 여전히 한국에서 인기가 많고 요즈음 거리에선 한일 커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23년 1 ~8까지의 해외여행자 중 1/3이 일본에 방문했으니 이러한 속도이면 10년 후 세대는 일제 식민에 대한 기억조차 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 일본여행 반대와 일본 제품구매 반대만으로는 일본과 상대할 수는 없다. 또, 반대운동을 조장한다고 해서 순순히 순응할 요즈음 세대도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국방예산을 상당한 규모로 증액했다. 우리에게는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해 보인다. 단순히 반대와 혐오를 넘어서 동아시아 정세와 일본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일본의 근대화와 식민 과정을 배워야 우리나라가 다시 그러한 상황을 겪지 않는다. 우리가 일본 식민지배를 받은 것은 반일, 독립투쟁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그 당시 근대화가 미진했고 동아시아 정세파악, 개화시기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
요즈음 일본을 보면 자국의 역사책에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부분을 삭제하려고 하는 분위기인데, 일본으로 여행 많이 가는 우리가 배워서 가르치자. 특히, 막부 말, 메이지 정부, 서양식 군사양성 과정과 2차 세계대전까지 19 ~20세기의 역사는 꼭 공부해야 할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불행했던 것은 약 400년 전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7년 간과 금세기 초 식민지배 35년간입니다. 이렇게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일본 국회에서 한 연설이다.
이제 일본 문화는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왔고 사람들은 일본여행을 ‘나만 빼고 다’ 간다.
그들의 역사에 대해 배워 해박한 우리를 보고 그들이 경애감을 느끼게 공부하자. 그리고 비이성적으로 일본을 경시하지도 말고 일본과 동아시아 상황을 주의 깊게 보도록 하자.
‘위험한 일본 책(서울대 박훈 교수 저)’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