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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Mar 09. 2023

과거가 아닌 지금의 내 삶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 겪고 있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의 모든 원인이 어린 시절에 있었던 어떤 사건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아이가 처음에 다녔던 집 근처에 있는 정신의학과 의사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지금 나타나는 증상들이 어떤 사건으로 인해 갑자기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에 있었던 상처나 트라우마가 갑자기 지금 발생 한 것인지 아니면 오랜 기간 동안 이미 증상이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야 병원에 온 것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나도 생각한다.


우리 아이의 경우,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병원에 방문했을 때부터 총 10달 동안의 치료 과정 동안 의사 선생님은 우리 아이에게 계속해서 묻고, 묻고 묻고 묻고 또 물었다. 어린 시절 누구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혹시 지금까지 영향을 끼칠 만큼의 어떤 사건이 과거에 있지는 않았는지?


아이도 하루라도 빨리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원인을 알아내고자 열심히 찾으려고 노력했다. 본인은 비록 지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무언가 사건이 있었을 수도 있다? 로 시작된 생각은 무슨 일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꼭 찾아야만 한다. 로 생각의 흐름이 바뀌어 갔다. 그러다 의심하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우리 부부가 출근해 있는 동안 돌봐주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도......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돌봄 과정 시 실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완벽한 부모, 완벽한 조부모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다. 불가능하다. 아주 작은 사건들, 작은 실수들은 누구나가 다 있었을 것이다.


결국, 몇 달 동안의 집요한 상담에도 불구하고, 과거에서의 상처는 그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본인을 사랑으로 보살펴준 가족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오해함으로 인해, 아이는 오히려 그전보다 마음이 더 무거워져 버렸다. 죄책감까지 쌓여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보다 지금, 현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상처를 꺼내어 충분히 보듬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나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는 내가 지금 노력한다고 바뀌는 것이 결코 아니다.


과거가 아닌, 지금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의 내 삶에 집중해야 한다.



다행히 지금 우리 아이는

과거가 아닌,

현실에서 객관적이면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건강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담자를 만나 하루하루 조금씩 건강해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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