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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minar Flow Dec 20. 2022

일본인이 직접 말한 답장 느린 이유

1. 일본인은 일하면서 메시지를 하지 않는다

오래전 철도원이라는 영화를 봤다. 러브레터와 비슷한 느낌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일에 대한 책임감을 지나칠 정도로 보여줬던 기억이 있다. 지금 그 영화를 다시 보면 '개 미련하다'생각하겠지만, 그때는 그게 처음이라 신기했고 색다른 감성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는 영화일 뿐일 수도 있지만, 관련이 아예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지 일본 여자 4명과 연애를 했었다. 그 사람들과 지내며 많이 느낀 게 그들은 '일에 대한 가치관이 분명 한국과 다르다'는 것.

‘일은 일이고 연애라는 개념’이 그들 무의식에 존재한다고 느꼈다. 역사적 배경이 있는지, 정치적 배경이 있을 수도, 아니 어쩌면 당연히 복합적인 것들의 결과물일지도.


2. 마이 스페이스(?)

톡을 하다 이 단어가 툭 튀어나왔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 차츰 익숙해지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지만, 이건 이해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닌 건 확실하다. 우리가 식당에 가서 '이모 김치 더 주세요'라는 걸 외국인이 이해 못 하는 것처럼, 20차례 일본 여행을 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어도 살기 전에는 잘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싶다.


다만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었다. 일본 남자들은 한국 남자들과 줄곧 비교되고는 하는데, 일본 남자들을 봤을 때 내 느낌은 일과 연애가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집에 바래다준다거나 흔히들 말하는 한국식 매너가 일본 남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은 느낌이 든다. 그런 지점들이 마이스페이스를 이해할 때 약간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3. 그래도 사바사를 잊지 말자

어떤 사람은 우스갯소리로 '너니까 답장이 느린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답장이 엄청 빠를까?라고 생각한다면 솔직히 한국인인 나보다는 느릴 것 같다. 한국인이라 해도 답장이 느린 사람이 있고, 일본인이라도 빠른 사람이 있다.


종합하자면 결국 일본인이 답장이 느린 이유는 일, 그리고 마이스페이스(개인주의에서 오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것인데. 이 두 가지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단어는 아무리 찾아봐도 문화차이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분문에 등장한 저 사람과 1년 동안 천천히 연락을 해왔고(심할 때는 2-3일에 한두 번 정도), 아직도 전혀 적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문화 차이라고 치부하고 끊어버린다면, 다음에도 또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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