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정여울
* 출판사 : 21세기북스
* 추천 대상 : 미술에 진심인 사람,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 모두
작년에 밑줄 그으며 읽었던 <끝까지 쓰는 용기>에서 정여울 작가가 이 책 <빈센트 나의 빈센트>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글쓰기에 대한 자세 중에 꾸준히 자료를 축적해야 할 필요를 역설할 때였던 것 같다. 작가는 무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빈센트'의 흔적을 따라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보고, 자료를 찾았다. 그런 작가의 열정이 너무 놀라워서 '이 책을 꼭 봐야겠다' 했었는데, 드디어 읽게 됐다.
나는 미술에는 문외한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와 그의 미술 세계보다는 정여울 작가가 빈센트에 대해 어떤 내용을 찾아내었고, 그 하나하나를 어떻게 서술하는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이 책은 에세이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빈센트 평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문외한인 내게도 빈센트의 생애와 미술 세계에 눈을 뜨게 해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면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은 나의 독서와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다.
빈센트의 가난하고 외로운 생애 중에 그를 도와준 사람은 동생 테오와 우편배달부 룰랭이 전부였다고 할 정도로 그의 생애는 지금의 화려한 명성과는 크게 다른 모습니다.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으로 잘 알려진 빈센트의 뒤에 고갱이 있었다는 사실은 나로서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고갱과 동거 동락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빈센트는 고갱을 따라갈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자학에 이르게 된 것으로 이해했다.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흩어져 있는 빈센트의 작품들이 그의 사후에 빛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빈센트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후 세계가 있어서 남겨진 자신의 작품과 남겨진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면, 그도 분명 지금의 상황이 남다르게 와닿을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빈센트가 살았던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멀고도 먼 동양의 한 젊은 작가가 이토록 자신의 삶과 작품 세계를 꼼꼼히 찾아서 밝혀 주고, 때로는 자신에 대해 변명해 주는 것에 대해 얼마나 고마운 마음이 들까를 생각해 보면, 나도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든다.
한 생을 살면서 무엇을 남기고 가느냐도 중요한데, 세상을 떠난 후에 후손들이 그를 추억하면서 그 삶을 되짚어 주고, 변명해 주는 일은 얼마나 기쁠 것인가? 새삼 나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된다. 또 앞으로의 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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