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밝았고 날은 쾌청하다.
뉴진스 노래를 들으며 나갈 준비를 한다.
롯폰기를 한자로 쓰면 육본목이다.
마시고 싶었던 녹차는 스시집에서 먹었고,
오모테산도는 완벽히 강남 같았다.
차 없는 긴자거리를 걸었다.
아아! 존나 슈퍼스트롱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어! 그 마음을 이제야 알겠다.
유명한 카페에 방문했고 그곳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커피가 비싸구나. 카운터에서 한국인 어쩌고 하는 듯하다. 손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한 시간 대기를 걸어 파르페를 먹었는데 그저 그랬다. 과일 재배부터 하는 건지 음식이 매우 늦게 나오고 화장실은 단 한 칸뿐이었다.
두 곳 모두 명성에 비해 실망스러웠다.
시인 이상이 먹고 싶다던 멜론을 먹었으면 어땠을까. 갑자기 멜론이 먹고 싶어 진다.
이러다 도쿄로 또 떠날지도 몰라.
돈코츠라멘은 입에 맞지 않았고
와서 먹은 음식 중 타코야끼가 제일 맛있었다.
외국인들이 만들어 준 타코야끼가 제일 맛있다니.
토요일 밤 이렇게 사람이 없나?
이 도시를 전세 낸 듯 길 위에는 우리뿐이었다.
저 붉은빛을 따라간다.
자판기 앞에서 수십 방 사진 찍는 우리를 쳐다보는 경찰.(절대 수상한 사람 아닙니다~)
여기는 물건을 하나만 사면 비싸진다. 어쩔 수 없이 남은동전으로 스프라이트 대신 유자소다를 샀다.
살금살금 보이는 모습에 이 아이들은 신이 나서 미쳐간다. 건물들 사이로, 어둠 사이로, 횡단보도로, 육교 위로 우리는 계속해서 걸었다.
취한 좀비 청년을 견제하며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간다. 밤거리 걷기는 즐겁다. 두렵지만 그 무모함이 즐겁다.
돌아온 우리는 서로 창문에 달라붙어 멀리 있는 도쿄타워를 지켜봤다. 오늘은 불이 꺼지는 순간을 볼 거야.
12시에 1단이 꺼지고
12시 2분이 되면 완전히 꺼진다.
(커피를 마셔서 잠 못 들다.)
최고의 음식 : 타코야끼
이날의 걸음 : 23,398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