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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유망주 Feb 07. 2020

3. 준호로 시작된 ‘빈칸프로젝트’

[#1 거제도]

“병호,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준호는 교회 후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날은 고등부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고등학생인 후배들이 자신감 있게 자신의 꿈을 나누는 자리에 준호와 나는 교사로 뒤에 앉아있었다. 평소에도 많은 고민을 나누었지만, 그날의 준호는 사뭇 더 진지하게 느껴졌다.

병호, 나는 자기의 꿈을 말하는 동생들이 너무 부럽다." 용기 내어 뱉은 준호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처음으로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전의 나는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나를 남들과 다르고 유능한 존재로 부각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남들과 소통하는 것은 시간낭비로 여기기 일쑤였고, 때론 이기적인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 한 마디는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내가 나의 빈칸을 발견하고 채우는 과정을 보내고 있듯 준호를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하게 했다. 그리고 영국 유학을 떠나기 전, 어쩌면 준호를 도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나는 오직 나만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준호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16년 여름, 잊을 수 없는 준호와의 대화



준호를 생각하니, 다른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기도했던 친구들. 그 친구들 모두를 돕고 싶어 졌다. 우리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2012년 1월, 우리는 ‘제7회 예수문화의 밤(예밤)’을 하며 서로를 더 알아가는 기회가 있었다. 뮤지컬, 콩트, 무언극 등을 4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준비했던 행복한 그 순간들이 떠올랐다.


준호와의 대화 이후, 계획들을 세워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년의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단순히 여행을 함께 떠나는 것을 넘어, 인생의 큰 발견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다양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음은 물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목표가 분명해지기 시작할 때, 친구들을 만나러 떠났다.


수원에서 우주를. 부산에서 창공이, 지웅이를. 거제도에서 용빈이, 계진이를. 마지막으로 군대에 있는 하람이까지.





2012년, 예밤의 리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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