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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운달 Aug 05. 2016

니스의 바다

그 공기를 기억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곳. 프랑스의 시~원한 해변을 느낄 수 있는 동네 니스. 많은 여행객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곳으로 저장되어있을 이 곳이 요즘에는 테러 때문에 조금은 두려운 곳이 됐다.  


내가 이곳에 갔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06년 이었다. 니스가 여행지로 인기를 얻기 전이었달까. 배낭여행을 계획하던 나는 어쩐 일인지 이 곳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해변보다 '샤토 성'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 같다.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된 샤토 성, 높은 곳에 올라 니스를 한눈에 담고 싶은 마음이었다.


열차를 타고 니스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많은 유럽 여행자들은 야간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 해 질 무렵 기차를 타면 다음날 새벽에 도착지에 나를 내려주는 것은 물론, 이렇게 하룻밤의 숙박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차 출발, 도착 시간을 계산하고 예매하는 것이 내겐 너무 번거롭게 느껴져 지금은 다시 하라고 해도 못할 짓이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유용하게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기차에서 내려 해변을 향해 걸었다. 처음 가보는 길이었지만 낯설지 않았고, 잠시 후 이런 광경을 맞이하게 됐다.



자유로워 보였다.


아름답고 맑은 색의 물과 다른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소한의 가릴 곳만 가리고는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 몇몇은 가려야 할 곳까지 훤히 내보이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오래전 미국의 누드비치가 화제가 된 적 있었지만, 실제로 이런 장면을 목격하게 될 줄이야!.!


애써 담담한 척하며 걷고 또 걷다 보니 이런 사람들도 보였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난 사람들이지만 옷차림은 극과 극이었다. 한 공간에서 여러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때는 이런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지만,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서양의 문화가 스멀스멀 들어오듯 날씨까지도 비슷해져 가는 것일까?



나라마다 다르지만 유럽 국가 대부분은 날씨가 화창한 날이 적고 비가 자주 오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햇빛만 비추면 나와서 광합성을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이곳, 프랑스 니스에서는 머무는 내내 화창한 날씨와 따뜻한(?) 여름을 즐길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니스로 떠났다. 요즘은 테러의 위협 때문에 주춤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내 기억 속의 니스는 이렇게 화창하고 아름답게만 저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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