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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싸이링크 Aug 30. 2019

팩트풀니스

심리학으로 보기

전 세계 공중보건관련 통계에 기반해서 생각의 오류 사례와 그 극복방법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와 같은 질문에 대한 정답률이 극히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전문가 또는 지식층도 마찬가지였는데, 보건통계에 대한 무지 탓이라고 보기에는 응답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즉, 세상을 실제보다 더 무섭고, 더 폭력적이며, 더 가망 없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를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 또는 ‘극적인 본능’이라고 부른다.


심리학에서도 용어는 다르지만 의미는 비슷한  다양한 인지 오류를 다룬다. 극적인 본능과 관련된 인지 오류들을 같이 보았다. 



1. 간극 본능 Gap Instinct


의미: 상충하는 두 집단(우리 vs저들)으로 나누고 둘 사이에 거대한 간극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 

오해 예시 : 세상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 나뉜다. 작고 부유한 세계, 즉 서양 세계와 그 밖의 커다란 세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팩트 : 대부분(75%)이 중간 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 여기에 고소득 국가까지 합치면 91%이다.

극복 방법

- 평균 비교 유의 : 평균은 차이가 뚜렷해 보여도 분포를 보면 상당히 겹칠 수 있음

- 극단 비교 유의 : 상위-하위의 차이는 거대해 보이지만 다수가 중간에 있을 수 있음

-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 주의 : 한 극단에서 보면 나머지는 다 같아 보이지만, 나머지는 다양할 수 있음


심리학 관점   

이분법적 사고는 편견과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 성공-실패, 정치질 하는 사람-진정성 있는 사람, 이기적인 사람–이타적인 사람 등과 같이 우리는 일상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이라는 가치판단을 띤 수많은 이분법을 사용한다. 이런 이분법에는 한 쪽의 좋은 극단과 반대 쪽의 나쁜 극단을 비교하는 기제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공-실패의 축에는 독이 되는 성공과 약이 되는 실패가 있다. 정치질하는 사람-진정성 있는 사람의 축에는 관계 관리를 잘 하는 사람과 분위기 파악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기적인 사람–이타적인 사람 축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의존적인 사람이 있다. 


따라서, 평균과 극단값 대신 분포와 중간의 여러 지점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극단으로 보았던 사람이나 주제를 여러 수준을 가진 축으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2. 부정 본능 Negativity Instinct


의미 :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하는 성향

오해 예시 : 세상은 점점 나빠진다 

팩트: 극빈층, 아동사망률, 재난 사망자 수는 감소하고 있고, 예방접종률, 전기보급률은 증가하고 있음 

극복 방법:

- 나아지는 것 찾기: 과거대비 나아진 점 찾아보기. 상황은 나아지는 동시에 나쁠 수도 있음

- 뉴스의 특성 고려: 뉴스는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 점진적 개선보다는 그 과정에 나타난 작은 문제에

    초점을 둠. 나쁜 뉴스가 증가하는 건 세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감시 체계가 좋아졌기 때문일 수 있음

- 기억의 왜곡 고려: 지나간 일을 미화해서 기억하기 때문에 현재가 나쁘게 보일 수 있음


심리학 관점 

이것을 부정성 효과 negativity effect 또는 부정 편향 negativity bias라고 하며, 다양한 양상으로 작용한다.


어떤 사람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는 데도 긍정적 정보보다는 부정적 정보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자신이 또는 타인이 자신에게 잘한 일보다는 못한 일이 더 기억에 남는다. 칭찬보다는 비난을 더 강하게 느낀다. 


따라서,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또는 어떤 사안에 대해 부정적 생각이 들 때, 이것이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아야 한다.  



3. 직선 본능 Straight Line Instinct


의미 : 향후 추세를 현재까지의 진행방향 그대로 연장해서 예측하는 것 

오해 예시 : 세계 인구는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지금까지 증가했기 때문에)

팩트 : 출산율 저하, 각 연령층간 분포 변화 등으로 인해 S자 곡선을 이룸 

극복 방법

- 세상에는 다양한 곡선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 S자, 역 S자, 낙타혹(역 U자), 지수함수, 멱함수 그래프 


심리학 관점

이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가용성 휴리스틱과 대표성 휴리스틱이 있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떠올리기 쉬운 것에 기초해서 판단하는 것이고 대표성 휴리스틱은 전체 보다는 일부 특성에 기초해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직선본능은 다양한 곡선 분포에 낯설다는 것이 주요 이유니까 가용성 휴리스틱에 더 가깝지 싶다. 


가용성의 깊이와 폭을 넓히기 위해, 시장 반응, 관계의 질, 삶의 방향 등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를 예측할 때 다양한 패턴을 찾아본다. 고객의 반응이나 관계의 질이 좋아지거나 나빠지기만 하지 않고, 진로가 어떤 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 S자, 역 U자, 나선형 등 다양한 패턴을 보이는 사례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4. 공포 본능 Fear Instinct

의미 : 공포를 야기하는 정보에 주목하여 그 영향력을 과대평가 하는 것

오해 예시 : 자연 재해는 여전하거나 증가한다 

팩트: 자연재해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대응 능력이 발달했기 때문)

극복 방법

- 인식과 현실 구분: 공포를 자극하는 것에 더 주목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심각해 보임

- 위험의 크기와 발생 가능성 구분: 위험의 크기는 크지만 발생가능성은 낮을 수 있음

- 실행하기 전에 진정하기: 공포는 판단력을 마비시키므로 진정될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기 


심리학 관점  

이것 또한 가용성 휴리스틱에 해당한다. 언론에서는 점진적 변화나 정상적인 것들은 뉴스거리가 안 되니까 두려움을 유발하는 극적인 사건들이 더 자주 등장한다. 게다가 부정 편향 때문에 두려움을 유발하는 부정적 사건들은 오래,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자연재해, 사고, 범죄가 아니어도 우리 대부분은 무언가를 두려워한다. 성적이 떨어질까봐, 고과를 잘못 받을까봐,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을까봐, 상대에게 상처를 줄까봐 등등. 그리고 뭔가를 두려워 할 때는 인생이나 관계가 끝나는 극단적인 사례를 떠올린다. 


이럴 때 두려워하는 일의 끝단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파국적인 상황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5. 크기 본능 Size Instinct


의미: 비율을 왜곡하거나 숫자 하나만 보고 그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것. 

오해 예시: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경제국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므로 이들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다

팩트: 이들은 인구가 많은 나라이므로, 1인당 배출량으로 보면 주범이 아님

극복 방법

- 다른 수치와 비교 : 수치 하나만 보면 오판하기 쉬우므로 다른 시간, 다른 지역 등과 비교 

- 80:20 법칙 고려 : 그 수와 관련한 총합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결과의 80%를 차지하는 20%의 항목을 찾기

- 나누기: 크기가 다른 집단을 비교할 때는 총량이 아니라 비율을 보기


심리학 관점 

숫자에 대한 판단과 관련된 것으로 기준점 편향anchoring bias (처음 제시된 정보가 기준점이 되어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 기저율 무시(발병률이 0.01%인 질병이 있는데, 매일 커피 2잔 이상씩 마시면 발병 가능성이 3배 높다고 할 때, 발병률을 고려하지 않으면 커피가 매우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것처럼, 모집단의 분포를 고려하지 않는 것), 액면가 효과 denomination effect (연간 36.5만원을 기부하는 건 많지만, 매일 천원씩이면 적게 느껴지는 것) 등이 있다. 


위의 극복 방법들과 인지적 편향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어떤 수를 판단할 때는 범위, 그 수가 속하는 전체, 단위를 고려하라는 것이다. 



6. 일반화 본능 Generalization Instinct


의미: 소수의 사례를 가지고 그것이 속한 범주 전체를 속단하는 것

오해 예시: 전 세계 1세 아동 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20%다(선진국 이외에는 가난하므로) 

팩트 : 전 세계 1세 아동 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80%가 넘음

극복 방법

- 집단 내 차이점 찾기: 예) 아프리카에도 부자 집단이 있음

- 집단 간 유사점 찾기: 예) 소득수준이 비슷하면 인종/문화권이 달라도 삶의 양상이 비슷

- 집단 간 차이점 찾기: 예) 의식을 잃은 군인은 엎드려 눕혀야 생존 가능성 높아짐(위를 보고 누우면 토사물에 질식) vs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아기는 엎드려 눕히면 사망 가능성 높아짐(구토 시 기도를 확보할 만큼 머리를 돌리지 못함) 

- 다수에 주의: 다수가 51%일 때와 99%일 때는 다름

- 생생한 사례에 주의: 예외적일 수 있음. 예) 화학물질 공포증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예외적으로 해로운 물질 몇 가지를 일반화한데서 생기는 것

- 이상해 보이는 것들이 현명한 해결책일 수 있음을 생각하기: 예) 튀니지의 짓다 만 집은 그 나라 상황에서는 도둑맞을 걱정 없는 재테크임


심리학 관점  

이와 관련된 것으로 소수의 사례를 확대 해석하는 과잉일반화와 자신이 속한 집단은 다채롭지만 다른 집단은 똑같다고 보는 외집단 동질성 편향이 있다. 과잉일반화는 우울증을 야기하는 대표적 인지 왜곡 양식 중 하나이다.


세대 차이, 남성과 여성의 성향, 의사나 교사 등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성향,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의 위험성과 같이 어떤 집단에 대해 판단할 때, 어떤 사람의 몇 몇 행동으로 또는 주변 몇 몇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은 이기적이거나 적대적이라고 판단할 때, 학교나 직장에서의 몇 번의 실패로 인생이 실패할 거라고 판단할 때, 어떤 집단에서 성공적으로 적용했던 선진적인 제도나 방법론을 다른 집단에도 똑같이 적용하려고 할 때 등 과잉 일반화를 의심해 보아야 할 상황은 정말 많다. 


그들과 우리는 다르다고 단정짓기 전에 그들과 우리 간에 공통점은 무엇이고 우리 안에도 그들이 가진 특징이 있지는 않은 지 생각해 보고, 여기서 효과가 있었으니 저기서도 효과가 있겠지하고 결론짓기 전에 여기와 저기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이건 어떻다라고 판단하기 전에 그 판단이 충분한 다수의 의견에 기초한 것인지,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부풀린 건 아닌지, 내 관점으로만 본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7. 운명 본능 Destiny Instinct


의미: 타고난 특성이 사람,국가,종교,문화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

오해 예시 : 아프리카는 계속 가난할 것이다. 

팩트: 식민지에서 독립한 이후 아프리카(사하라 이남지역)에서 기간시설을 갖추는 속도는 과거 유럽과 비슷하며, 아동 사망률 감소 속도는 과거 유럽보다 빠름 

극복 방법

- 점진적 개선 추적 : 작은 변화가 모여서 거대한 변화가 될 수 있음 

- 지식을 업데이트: 지식에도 유통기한이 있음. 낡고 부정확한 지식을 현실에 맞게 바꾸기

- 가치관의 변화 파악 : 예) 할아버지와 이야기 해 보기

- 문화가 변한 사례 수집: 문화는 고정되어 있지 않음


심리학 관점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것으로 마인드셋 mindset이론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사람의 자질/성향의 가변성에 대한 태도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변하지 않는다고 보는 고정 마인드셋’과 ‘노력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보는 성장 마인드셋’으로. 


가변성에 대한 상이한 관점은 개인의 시각이기도 하지만, 시간에 따른 학계의 흐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성격, 창의성, 리더십의 경우 초기에는 난 ‘특질’로 여겼지만, 요즘은 상황이나 노력에 따라 개발 가능한 것으로 본다. 


한편, 가변성에 대한 태도는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야기하거나 낙관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는지를 귀인양식 (attributional  style)이라고 하는데, 내적(자기)-외적(타인,환경), 안정적(영속적) – 불안정(일시적), 보편적(일반적)-특수한(특정 상황에 한정)의 세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부정적 사건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비관적이 되고 심하면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일, 성향, 능력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오래 전 과거로부터의 상황이나 자신의 변화를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수직적 조직문화에 적응을 못했다고 해서 ‘나는 조직에 영원히 안 맞는 사람’이라고 결론짓는 대신 요즘 들어 증가하는 수평적 조직을 찾아 본다던가, 상대방이 여전히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변화하지 못했다고 해서 구제불능이라고 단정짓는 대신, 그 사람의 처음 모습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변화에 주목할 수 있다. 



8. 단일 관점 본능 Single Perspective Instinct


의미: 전문성이나 이념 등에 집착해서 원인과 해결책을 단일 관점에서 보는 것 

오해 예시: 가난한 산모의 목숨을 구하려면 지역 간호사에게 더 좋은 치료법을 가르쳐야 한다. 

팩트: 지역병원까지 갈 수 있는 운송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극복 방법

- 생각을 점검 :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내 생각의 단점을 찾게 하기 

- 제한된 전문성 : 내 분야를 넘어서까지 전문성을 주장하지 말고, 모르는 것에 겸손하기

- 망치와 못: ‘망치를 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다른 분야의 생각도 탐색하기

- 수치를 보되 수치만 봐서는 안된다: 수치만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없음을 명심하기

- 단순한 생각/해결책 조심: 여러 생각을 섞고 절충하기. 문제는 하나씩 해결하기


심리학 관점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것은 확증편향으로,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찾고, 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방식으로만 해석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처럼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려는 힘은 하도 강력해서, 반대 증거가 제시되어도 기존의 믿음이 더 강화되기도 한다. 이를 역화효과backfire effect라고 한다. 


또한, 어떤 대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것을 말하는 인지 복잡성도 단일관점 본능과 관련이 있다. 인지 복잡성이 낮으면 ‘A는 B이다’로 생각하지만 인지 복잡성이 높으면 ‘A는 B일수도 있고 C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인지 복잡성이 높으면 비슷해 보이는 것 사이에서 차이를 ‘변별’하고 다르게 보이는 것 사이에서 연관성을 파악하여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어떤 사안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할 때, 어떤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때, 늘 같은 방식으로 실패하거나 관계가 끊어질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때는 내 생각이 갇혀 있는 한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자기성찰만으로는 어렵고, 자신과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음으로써 가능하다. 



9. 비난 본능 Blame Instinct  


의미: 뭔가 잘못됐을 때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탓으로 돌리려는 것(희생양을 찾고자 함) 

오해 예시: 기존의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A 제약회사는 사기꾼이다 

팩트: 로봇을 활용하여 공정을 자동화하고 은행의 이자수익을 활용하여 생산비를 대폭 낮추었다 

극복 방법

-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원인 찾기: 어떤 일이 잘 되거나 잘못되었을 때 사람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 때문일 수 있으므로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활용하는 데 집중하기 


심리학 관점 

‘비난게임’(벤 대트너, 대런 달)에서는 사람들이 비난을 하는 이유에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왜곡된 생각, 성장 환경, 성격, 조직역학(집단사고, 죄수의 딜레마), 실패를 질책하는 조직문화가 있다고 한다. 왜곡된 생각에는 인정욕구, 자기중심적 편향(자기의 기여도를 과대 평가), 행위자-관찰자 편향(자신이 잘못하면 상황 탓, 타인이 잘못하면 그 사람의 성향 탓), 적대적 귀인편향(타인의 행동을 적대적으로 해석) 등이 있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상황이나 시스템보다는 누군가를 탓하고자 하는 성향은 본능이기도 하지만, 상황이나 시스템의 영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상황을 보려는 노력과 더불어, 누군가를 비난하고 처벌하려 하는 사람도 나름의 상황적 요인이 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0. 다급함 본능 Urgency Instinct  


의미: 위험이 임박했다고 느낄 때 즉각 행동하고자 하는 것 

오해 예시: 독성물질인지 전염병인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선 발병지역을 격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팩트: 발병 지역의 육로를 격리하자, 식료품을 사러 이웃 마을의 시장에 다니던 엄마와 아이들이 배를 타고 이동함. 작은 배에 많은 인원이 타는 바람에 파도에 배가 뒤집어져 전원이 익사하는 참사를 낳음. 나중에 병의 원인은 그 고장 특유의 식자재에 있는 독성물질 때문임이 밝혀 짐. 

극복 방법

- 심호흡 : 다급한 마음이 들면 분석적 사고가 멈춤. 일단 시간을 갖고 정보를 더 찾아보기. 지금 아니면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음

- 데이터 확인 : 관련 있지만 부정확한 데이터, 정확하지만 관련없는 데이터 조심

- 점쟁이 조심 : 미래예측은 늘 불확실함. 이 점을 인정하지 않는 예측은 경계할 것

- 극적 조치를 경계하기 : 어떤 부작용이 있을 지, 검증된 것인지 확인하기. 극적이지는 않지만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개선이 효과가 더 큼


심리학 관점 

‘어떤 주제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원하는 욕구’를 ‘인지적 종결욕구’라고 한다. 종결욕구가 높은 사람이 복잡한 일을 접하면 초기에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때문에 충동에 저항하지 못하고 자신의 실수를 좀처럼 파악하지 못해서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난센스(제이미 홈스)에서는 이러한 점 때문에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잘 헤쳐 나가려면 인지적 종결욕구를 잘 다스려야 한다고 한다. 그러려면 자신의 생각과 상황을 좀 더 신중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또, 상황이나 자신을 실제보다 더 많이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통제력 착각 illusion of control’도 유의해야 한다. 긴장, 불안 등의 스트레스는 주의력과 이성적 사고를 방해하는 데,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통제력을 과대평가하여,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효과적인 결정을 하려면 ‘뭘로 결정해야 할까?’를 고민하기 전에, ‘나는 지금 결정할 수 있는 상태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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