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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승 Apr 10. 2017

#5. 다섯 번째 도서

연을 쫓는 아이


연을 쫒는 아이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올해 나의 독서 목표는 12권이다. 여러 가지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책도 읽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또 한 권의 책을 읽었다. 읽은 지 벌써 3주 정도가 지났는데, 이제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자 한다. 벌써부터 내용과 주인공들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다음부터는 읽고 바로 글로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읽게 된 동기]

분야별 여러 종류의 책을 읽고 지식의 폭을 넓히고자 했으나, 생각해 보니 소설을 안 읽은 지가 벌써 2년이나 지났다. 오래간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고자 중고서점에서 끌리는 제목을 골라 읽게 되었다.



[한줄평]

무엇이 문제인지 누구의 잘못인지에 대한 답은 없지만, 난 지금 정말 행복한 곳에서 걱정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연을 날리며 웃음을 짓는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에게 성인으로서 미안한 마음만 가득을 뿐이다..


[서평]

우리가 생각하는 아프가니스탄은 전쟁과 테러로 가득한 끔찍한 나라로만 기억되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IS, 탈레반과 같은 조직의 중심부로 공포의 나라로 알고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아직도 진행형으로 매년 사고가 터지마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뉴스가 잊을만하면 나오곤 한다. 이런 곳에도 한때 행복이 있고 아름다웠던 곳이었다는 사실이 난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접할 수 없는 환경과 풍경 속에 어린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책을 읽어가면서도 난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 곰곰이 생각했다. 전쟁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려 한 건지, 중간부터는 사랑에 빠져 행복한 사랑의 내용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부터 앞에 내용 전체를 이해할 수 있었다.


주된 내용은 연을 매우 잘 날리는 아미르와 연을 잘 쫒는 하산. 이 둘과의 어렸을 때의 추억과 뜻하지 않은 이별, 그리고 재회를 통해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해 나가는 아름다운 내용이다. 다만 여기에는 죽음과 고통, 아픔 속에 절실함이 녹아내려있다. 과거를 생각하며 그때를 그리워하는 아미르의 모습이 책 속에서 표정 짓고 있는 기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연을 날리며 시합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책의 핵심이고, 가장 흥미 증진한 내용 중 하나이다. 어린 시절 연을 날리면서 즐거워하는 책의 주인공도 있지만, 거기에는 '나'라는 존재도 있었다. 누구와 연싸움을 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가 있었다. 연을 날리며 즐거워하고 뛰어놀던 그때의 그 시절 말이다. 연을 날려 본 지 어느덧 20년 이상이 된 거 같다. 그때도 나도 이들처럼 행복했고 순수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의 아미르와 하산은 둘도 없는 친구이며,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형제였던 사실. 그는 슬픔을 뒤로하고 죽음의 땅으로 돌아가 하산의 자식을 찾으러 떠난다. 어렸을 때 기억하던 아프가니스탄이 아닌 황무지, 황폐화가 된 죽음의 땅으로 말이다. 죽음의 땅의 만난 악연과 하산의 자식을 데려가기 위한 목숨을 내던진 아미르.

과거 자기의 잘못과 배신에 대한 속죄를 하고자 목숨을 내던진 것이다. 당사자에게는 이젠 사과할 수 없는 이 순간, 후회만 가득한 심정으로 가슴의 품은 한을 풀고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우리가 인생을 사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누구든 사과를 통해 가슴의 답답함 쌓여 있는 문제를 해결한다면, 그보다 더 후련함은 없을 것이다.



희망을 쫓는 연을 날리는 아프간 아이들과 어둠 속에서 희망을 갖고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는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어둠과 고통이 빨리 걷히길 바랄 뿐이다. 

희망을 전하는 연이 전 세계로 날릴 수 있도록, 마음껏 날릴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저자 할레드 호세이니의 가슴 깊이 맺힌 눈물이 이 책에서 대신 얘기해주지 않았나 싶다.

호세이니의 다른 책도 읽어, 아프간의 진짜 고통이 무엇인지 알고 

지금 나의 행복에 감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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