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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PD Aug 10. 2022

“누구는 선생님 골프장 데리고 간다던데.”

누구는 잘 챙겨준다던데...

고등학교 시절부터 좋아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졸업을 하고, 20년이 지나도 잊을 만 하면 연락을 하면서 인연을 이어나가던 나의 선생님 이야기이다.

선생님의 영향 때문에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중국어는 나와는 뗄래야 뗄 수 없었고, 직업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로 중국과 관련된 직업을 구하게 되었다. 10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고, 프리랜서로 직업을 바꾼 이후로 그 시점부터 선생님과 자주 연락을 하며 자주 보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쓰고 강의를 하는 직업으로 전업을 했기 때문에 선생님께 여러 가지 조언을 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 시기는 개인적으로 긴 암혹의 터널 속을 지나가고 있는 중에 선생님께 많은 조언을 받고자 연락을 하게 되었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또한 힘든 상황을 전해 들으시고는 내가 하고 있는 1인 출판에 투자도 해주시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 마음만으로 부자가 된 것 같은 감정도 느꼈었다.

몇 번의 만남을 통해서 조금씩 선생님이 거리를 두는 것을 느꼈고, 약속을 정해놓고는 취소를 하는 경우도 잦아지게 되었다. 아마도 선생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삶이 힘든 제자가 자주 연락을 해 와서 딱히 해줄 것도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날 이후로 선생님과는 이제는 만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선생님의 차를 조수석에 타고 가면서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가 앞으로 뭘 어떻게 도와주면 되지?” 그는 내가 묻지도 않은 말로 날 당황스럽게 하였다. 사실 그와 연락을 하고 지낸 이유는 무언가 도움을 받고자 연락을 했던 것도 아니었다. 굳이 이야기 하자면 그를 통해서 좋은 이야기를 듣고 싶을 뿐이었다. 또한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조언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듣고 싶을 뿐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의 말에 난 어떤 말도 할 수 없어서 그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서 “어떤 제자들은 선생님 골프장도 데리고 간다던데...”라며 나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에게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아, 그런가요?”라며 어물쩡하게 넘어간 기억이 난다.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고,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게 그렇게 말한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누구는 뭐뭐 한다던데...’라는 말을 되내이며 내가 그를 불편하게 했구나, 그는 더 이상 나를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가 아닌 불편한 상대로 느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무의식적으로 별 생각 없이 누구와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한 적은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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