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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이 Apr 21. 2018

그녀의 물고기

- 꿈 이야기


꿈을 꾸었어요.

그녀를 따라 긴 터널을 걷고 있었어요.

사방은 캄캄했지만 그녀 주위는 유난히 빛이 났어요. 

요즘 내내 어두운 모습의 그녀였는데.

터널 중간쯤 다다랐을 때였어요.

갑자기 어디물이 쏟아져 나온 걸까요.

순식간에 무릎 위까지 물이 차올랐어요.

분명 우리가 있는 곳은 터널 안이었는데.

위를 올려다 보니 오른쪽 절벽 아래로 폭포처럼 물이 콸콸 쏟아져 내리고 있었어요.

당황하는 나와 달리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 속을 유유히 걸어 가요.

물 속을 내려다보니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언제 몰려왔는지 커다란 입을 뻐끔거리며 왔다갔다 유영하고 있었고요.

가도가도 차 있는 물은 끝이 없고 어느샌가 그녀는 가던 길을 멈추고 물 속 물고기들을 맨손으로 잡고 있어요.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채더니 그녀의 입으로 가져가 그 자리에서 한 입 두 입 우악스럽게 뜯어 먹어요.

평소 생선회를 전혀 먹지 않던 그녀였는데..

놀란 모습으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내게 그녀는 여전히 아가미가 할딱거리고 있는 물고기 한 마리를 내밀어요.

"싱싱해. 너도 먹어 봐."

물고기를 씹느라 우물대는 그녀의 입이 무척이나 낯설고 기괴해 보였어요.

평소 회라면 사족을 못쓰는 건 나였는데..

나는 뒷걸음 치며 원치 않는다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어요.

꿈에서 깼어요.

물고기를 잡아먹는 그녀의 모습이 잔상에 생생해요.

꿈 속에서라도 같이 먹었어야 했던 걸까요.

물고기를 잡거나 먹는 꿈은 길몽이라던데.

꿈처럼 그녀에게 좋은 일이 생겨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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