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유효기간

YOU 관계의 유효기간은 어디까지일까?

by 산책온

물건에만 유효기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에도 유효기간이 존재한다. 순수하게 상대방에 입장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각자가 쌓은 성안에서 평가하고 이해한다. 그렇게 느껴지면 더 이상 관계가 지속되기 어렵다. 서로가 맘을 터놓지 못하니까.


오늘 점심시간은 산책 대신 친했던 동료들과 점심을 먹었다.

전화나 메신저는 자주 했지만,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내 맘이 점점 멀어졌기 때문이다.

한 동료가 계속 점심을 먹자고 해서 티 나게 멀어지는 게 싫어 같이 먹자고 했다.

산책 대신 선택한 점심 모임이었는데, 부서로 돌아오는 길에 금방 후회했다.

아.. 혼자 조용히 산책하고 싶다.


이 모임은,,,,,이 동료들은.. 나에겐 직장동료가 아니라 친구였다.

어렸을 때, 프로젝트를 같이 했었던 동료들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잘았고 업무이야기로 밤새 술을 마셨고, 2박 3일 여행까지도 다니며 서로가 함께 임을 확인했다.

그 당시에는 직장에서 무서울 것이 없었던 거 같다. 우리는 다들 젊었고 똑똑했다. 함께라면 어떤 프로젝트든지 다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나는 이 직장 친구들이 너무 좋았고, 든든했다.


2년 정도 같이 일을 하고 우리는 각자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아 뿔뿔이 흩어졌다. 같은 직장 안에 있지만 각자 부서에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았다. 어느 동료는 남들이 다 가고 싶어 하는 부서로 갔고, 어느 동료는 다들 가기 싫어하는 힘든 부서로 갔다.

나는 남들이 젤 기피하는 부서로 발령이 났고,

그 부서의 사람들은 다들 나를 달갑지 않아 했다. (그 이유는 다른 챕터에서 써 볼 생각이다.)

나는 그 부서에 있는 동안 참 많이 힘들었다. 업무도 쉽지 않았고, 사람들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나를 갈아 넣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자의 가치관, 경험, 인맥을 쌓으면서 본인들 길을 만들어 갔다.


내가 좋아했던, 친했던 동료들!

각자의 길에서 서로를 쳐다본다. 각자의 잣대에서 서로를 평가한다.

친했던 사이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애정 어린 평가를 시작한다.

' 네가 그렇게 힘들어하던 업무는 내가 누군가에게 들어보니 아무것도 아니라던데..', '너만 그렇게 힘들게 일한 거 아니야?', '네가 그 부장을 잘 못 맞추는 거 아니야?'


하루하루가 고달픈 나에게 이런 평가는 내 맘 속을 갈고리로 찍어내는 거 같다.

내가 알던,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맞나? 항상 같이 즐거웠던 사람들이 맞나? 왜 이렇게 나를 쉽게 평가하지?


나이가 들수록 자기가 쌓아온 길에서 남을 평가한다.

그리고 객관적 지표를 가지고 있는 거처럼 평가하고 뚝뚝 내뱉는다. 내가 친했던 동료들도 그랬다.

돌아오는 길에

다신 이런 모임은 참석하지 않고 나의 루틴대로 산책을 하자고 다짐했다.

하루하루가 고달픈 나에게, 애정이 있든 없든 그들의 평가 따위는 필요 없다.

나는 더 이상 나를 아프게 하는 모임은 사절하려고 한다.


내일은 꼭 산책해야지!

작가의 이전글산책 온(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