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슬픔, 그 아픔 우리 남악평화나비가 기억 할게요
해외에 있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지를 직접 찾아간 고등학생들이 화제다.
특히 이들 학생들은 이번 방문에 앞서 전교생의 마음을 담은 대형 태극기와 추모리본을 현지에 게시하는 등 일제강제동원 피해를 홍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전라남도 무안군 남악고등학교(교장 이행수) 자율동아리 남악평화나비 학생들은 지난 12월20일부터 24일까지 중국 하이난 섬 곳곳에 위치한 일제강제동원 피해지를 방문했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에서 시행 중인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동아리 학생 10명과 인솔교사 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일제강제동원으로 끌려갔다가 생을 마감한 조선인 1200 여 명이 한 곳에 묻힌 ‘천인갱’에서의 추모제를 시작으로 전독광산, 전독 만인갱, 링수이현 비행장, 석록광산, 팔소항 등 일제강제동원 피해지를 방문했다. 이어 국내로 귀국하는 날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위안소 건물로 쓰인 곳을 찾아가 억울하게 희생된 위안부 할머니들의 넋을 위로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지 중국 하이난은 일본이 중일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1939년에 침략한 섬이다.
이후 태평양전쟁을 치르며 철광석과 석회석 등 전쟁물자를 약탈하기 위해 조선인을 비롯한 중국인, 홍콩인, 대만인, 인도네시아인, 말레이시아인 등 수만명의 노동자를 강제동원하고 또한 수만명을 학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학생들은 하이난 섬 일제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사전조사를 위해 사단법인 하이난 천인갱 희생자 추모회 관계자를 초대해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이후 각 피해지에 대한 조사를 학생 각자가 나누어 맡아 현지에서 설명하는 등 자율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남악평화나비 동아리회장 박찬수 학생은 “중국 하이난 섬은 동양의 하와이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하지만 그 옛날 일본에 의해 강제로 끌려온 조선인들에게 하이난 섬은 더위와 질병, 노동, 배고픔, 폭력, 학살이 가득한 지옥섬이었을 것 같다”며 “일본인들의 거짓에 속아 하이난 섬으로 끌려온 위안부 박래순 할머니가 끝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돌아가셨다는 설명에 마음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남악평화나비 지도교사 이여옥 선생님은 “국내에서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박정규 할아버지를 모셔 대화의 시간도 갖고, 전남 해남에 위치한 옥매광산과 부산의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목포 근대화거리 등을 탐방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며 “하지만 중국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시절의 잔혹한 현장에서는 일본의 잔악함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특히 일제강제동원으로 중국 하이난 섬까지 끌려온 조선인 1200 여 명 모두가 학살돼 ‘천인갱’에 묻혔다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다. 이분들의 유해가 하루빨리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해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의 현지안내를 담당한 사단법인 하이난 천인갱 희생자 추모회 손상욱 기획팀장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와 관련해 위안부와 군함도 등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데 반해 ‘천인갱’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해외까지 끌려와 고된 노역 끝에 생을 마감한 우리 선조들의 아픔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아울러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한참 놀고 싶은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슬픔의 역사를 기억하려는 모습이 무척 기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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