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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Oct 27. 2024

30대 워킹대디가 육아휴직 전 두려워 했던 3가지

육아휴직하면 겪게 될 것 같았던 걱정거리 vs 현실

육아휴직 전 두려워했던 것이 많았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게 3가지였다.


1. 복직 후 내 자리가 없으면 어쩌지?

2. 감소하는 월 소득, 우리 가족의 생활비/재테크는 감당 가능한가?

3. 휴직하게 됨으로써 발생할 현재/미래의 인사상 불이익은?


휴직생활을 진행 중인 지금, 내가 경험한 것들을 비교하면서

실제로 염려했던 수준이 맞는지 점검해보려 한다.


1. 복직 후 내 자리가 없으면 어쩌지?

-> '휴직'하려는 사람이면, '휴직'기간의 삶을 어찌 살지를 먼저 계획해야 한다.


나는 휴직신청 전, 복직 후 내 자리와 직장에서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을 걱정했다.

그리고 복직 후에 닥쳐올 것들을 미리 걱정했다.

-복직 후 몇 달간은 휴가 사용이 어려워지는데 육아는??

-복직하고 타부서를 가라고 하면 야근이 많아질텐데 어쩌지??

-복직하면 '육아휴직 다녀온 남직원'이어서 내가 향후 휴가/퇴근할 때 뭐라하지 않을까??


그런데 막상 휴직하고 나니 이런 고민은 다 부질없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눈앞에 닥친 '주양육자'의 삶이 너무 바빴기 때문이다.

아침이면 일찍 출근한 엄마가 없다고 우는 아이들 달래면서 밥 먹이고 옷 입히며 등원시켜야 한다.

아이들이 등원하면 집안일을 해야 한다. 빨래,청소,설거지 등등.

다 처리하고 밥 먹고 재테크 공부라도 하려고 하면 하원 시작이다.

사정상 두 아이가 다른 어린이집을 다니기에

등/하원시각이 다른 오전/오후 각각 2시간씩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러고 저녁식사를 먹은 후 차례대로 샤워를 한 후 엄마가 오면 잠깐 놀다가 잠이 드는 일상.


적는 것만으로 한 문단을 꽉 채웠듯,

실제로 휴직 초반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과업의 연속'으로 미래를 고민할 여유따위 없었다.

게다가 '육아를 빨리 하고 재테크/독서를 해야지'라던 생각은 욕심이었으며,

그걸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밤잠을 줄였다가 예민해져 아내의 비난만 들었다.


휴직을 해본 입장에서, 머나먼 복직을 고민하기 전에

'휴직하면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이고,

얼마나 빨리 적응해서 내 시간을 만들어낼지'를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2. 감소하는 월 소득, 우리 가족의 생활/재테크는?

->6+6 부모육아휴직급여 제도 덕분에 괜찮더라.

사실 그간 육아휴직을 많이 고민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건 '돈' 때문이었다.

아내가 출산 후 육아휴직했던 시기에

저축액이 급감하고 생활할 때 '돈' 고민이 많아지면서 스트레스가 컸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부에서 '6+6 부모 육아유아휴직급여 제도'를 신규 시행하면서

기존 월 소득과 6개월 예상 휴직급여가 큰 차이가 없어서 생활할 만했다.


그런데 휴직하면서 되려 힘들었던 점은,

'내가 돈을 벌지 않기 때문에 돈을 쓸 때마다 배우자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었다.

과거 아내가 육아휴직하던 시절,

아내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검색을 수차례 했었고 물건을 사더라도 '당근마켓'부터 알아봤다.

나는 아내가 과소비하는 사람이 아닌 것을 알기에

'적당히 비교하고 물건 사서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계속 조언했는데 휴직해보니 아내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내가 나 스스로를 위해서 책 1권을 사더라도 '알라딘 중고서적'부터 검색하게 되고

아이들 옷을 사더라도 '할인쿠폰', '프로모션'부터 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5만원이라도 줄어들긴 하는 휴직기간이기에

내가 생각하는 지출을 줄여야 '미래'를 위한 저축과 재테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눈치가 보인다.

배우자는 괜찮다고 하지만 '쉬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면서 눈치를 보게 되고

그러면서 나중엔 괜한 억하심정도 생기며 '빨리 복직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험을 몇 차례 겪으면서

휴직했거나 휴직 중인 여성 직장인분들과 전업주부이신 분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 것 같다.


3. 휴직으로 발생하는 인사상 불이익은?

->휴직을 안해도 인사상 불이익은 받을 수 있다.


이 점이 가장 걱정되는 것이었다.

휴직 후 복직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인사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었고,

휴직 전부터 회사 선배들의 경험과 조언(조언이 맞나 싶다)을 통해 현실화되었다.


그로 인해서 휴직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되었는데

어느 겨울밤 아내는 나의 고민을 듣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결혼 초기 여자라는 이유로 승진이 3년 밀렸던 거 기억나?

출산계획도 없는 사람에게 '언젠가 아이 낳고 쉴 거니까'하는 생각들로 인해서

퍼포먼스가 낮은 다른 남직원에게 인사고과도 밀리고 승진도 누락됐었잖아."


"지금도 아이 둘 낳으면서 휴직을 2번하니까 회사에서는 탐탁치 않아 해.

나도 매일 열심히 일하지만 연말 인사고과는 또 어떻게 될진 모르겠어.

그렇지만 미래에 다가올 일들 때문에 지금의 행복이나 노력을 소홀히 하는 게 맞을까?"


내 아내의 힘들었던 과거와, 그걸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아내의 삶.

그럼에도 아내의 근무환경이 좋고 아내가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결혼 후 어느 순간부터 '일'보다 '가족'을 우선시하고 있었고

이미 그런 부분이 인사고과에도 반영된 상황이었다.

(지금 다 적지 못한 이야기들은 추후 더 적어나가겠다)


무엇보다 내가 고민하고 두려워 했던 것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선택이 불가능한',

무조건 휴직을 선택해야 하는 엄마였던 아내의 경우

다 고민하고 걱정했던 것들이었다.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고 두려워한 이 모든 것들은

임신을 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아내'라는 사람들은 다 겪은 일들이구나.


이 생각이 드니까 더이상 망설임이 없어졌다.


그렇게 휴직을 결심하고 난 후에는 신청 후 면담, 각종 코멘트, 따가운 시선 등등

모든 부정적인 일들에 대해서 의연하게 대응했다.

그리고 휴직한 후 종종 벌어지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들도

아이들과 아내를 재운 후 밤이 되면 '내 가족이니까, 내가 주양육자니까'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안녕하세요, '다시'입니다.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주중 올리려고 적어둔 글을 뒤늦게 지금 올립니다.


3번째 글은 빠르게 올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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