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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작가 Sep 30. 2020

#05. 욕심이 본질을 앞서면

욕심이 본질을 지배하는 순간 본질은 필히 그것을 심판한다.


  캄보디아 시엠립을 여행할 때다. 익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는 숲속에 잊혀진 사원으로 유명하다. 찬란했던 앙코르 왕국은 13세기 말부터 쇠망하기 시작하여 15세기경에는 완전히 멸망했다. 그 후, 정글 속에서 완전히 묻혀 잊혀져 있다가 1861년 프랑스의 한 박물학자의 의해 발견됐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분명하지만, 결코 만물을 함부로 대할 권리는 없다. 성경에서 신께서 아담과 이브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을 다스리라고 하셨던 원문의 의미도, 군림하라는 뜻이 아닌, 자연을 조율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고 욕심이 앞설 때, 늘 자연에 의해 역심판을 당했다. 


  한없이 성장만 할 것 같은 인간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서 모든 것이 멈춘 상태다. 세계경제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 시작했으며, 소비가 정체되며 생산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사람들은 멈추고, 생산과 소비가 줄어들기 시작하니 자연이 스스로 지구를 정화를 시작한 것 같다. 매년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은, 미세먼지 보기 어려운 날이 연이어 계속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정말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집중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는 인류최악의 재앙중 하나인 동시에, 인류가 다시 한 번 욕심을 내려놓으며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당시 이 땅을 군림했던 왕국도, 결국은 자연의 섭리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앙코르와트 곳곳에 성벽을 둘러싸고 자라나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때때로 욕심을 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모든 행위가 그 본질을 잊고 욕심에만 이끌려 살아간다면, 결국 위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사진 / 글 이정현


#욕심

#본질

#앙코르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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