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만 쫓던 인생에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나답게 잘 사는 게 뭘까?

'나에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에게서 답을 구하며 살다가 나 자신에게 처음 던져 본 질문이다. 질문을 던지고 나서 내게 잘 산다는 것이 대부분 미래형으로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 요즘 잘 살고 있어'라는 만족보다 '무엇을 해야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더 많은 이유.

현재 모습 그대로 사는 것은 잘 사는 게 아닌 걸까. 

꼭 어떤 공간을 운영했으면 좋겠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 헌신하면서 살아가야 잘 사는 것일까? 미래에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상향의 모습만이 잘 사는 거라고 생각하고, 현재 내 모습과 차이만 바라본 건 아닐까? 이상향의 모습에 집중하면 현재 내 모습은 이뤄낸 것이 없어 초조하고 불안한 느낌이 반복된다. 초조함과 불안함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점점 더 작게 축소해버린다.

공간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도 누군가의 멋진 모습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공간을 운영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곳에 드나들며 사람들과 교류하고 배우고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공간이 꼭 필요해졌을 때 만들면 되는 거고 아님 말고. 배우고 싶은 것들도 계속 배우고, 더 하고 싶으면 계속하고, 아님 말고. 이제 누구도 "넌 왜 그렇게 정신없이 사냐"고 비난하는 사람도 없고, 그런 말에 연연하지도 않는데..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괜찮아.

"그거 배워서 어디다 쓰게? 돈이랑 시간 안 아까워?"라고 묻던 사람들은 주변에 항상 있었다. 사람들은 그냥 궁금해서 물어볼 수도 있다. 그 말이 신경 쓰여 쓸데없는 돈과 시간을 쓰고 사는 건가 하고 고민했던 건 이렇게 사는 건 시간낭비라고 나 스스로 먼저 규정해서는 아닐까. 나는 그저 배우는 것 자체가 좋은 사람인데. 궁금한 게 너무 많은 사람일 뿐인데.

직접 질문을 던지고 나를 바라보고 나서야 배운 것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오지 못한 사람, 어떤 일도 전문가 수준으로는 해내지 못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낮추고, 현재의 내 모습을 나조차도 인정해주지 못했다는 걸 깨닫는다. 스스로 나를 비추는 것이 아니라 남의 시선으로 나를 비추는 것도 초조하고 불안한 이유를 차지할 것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가지고 있는 것을 충분히 누리고, 내 옆의 소중한 존재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은 잘 사는 일 아닌가. 하루를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시간들로 채우는 것이 잘 사는 것일 거다. 꼭 거창한 일들을 하지 않아도. 여기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다음 질문이 따라온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게 뭐지? 내가 좋아하는 건?' 이제 그 질문을 생각해 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