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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WHY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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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a Mar 31. 2016

새로운 좌표 위에 서다

여행의 시작

비행기에서 내렸다.

돌아가고 있던 시계를 다시 앞으로 돌렸다.

8시간, 새로운 위도와 경도에서 내가 이미 지나온 시간을 되돌렸다.

아직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것 밖에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새로운 좌표 위라는 것만으로도 설레기 시작했다.


내가 가본 해외여행은 가까운 일본과 중국.

비행기를 무서워하는 나에겐 사실 장시간을 구름을 뚫고 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항상 새로운 것, 모험을 꿈꿔왔다.

하지만 동시에 어딘가에 머무르고 싶었고 친근한 것들은 더 가까이에 두고 싶었다. 사람도, 물건도 그랬던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것은 설레지만 두려운 일이다. 때로는 나의 근간까지 뒤 흔들거나 또는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무언가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새로운 것을 만남으로써 우리는 친근한 것들에 대한 시간을 줄이는 투자를 해야 한다.

때론 이런 투자로 친근한 것들이 더 늘어나는 이익을 본다.


입국 심사를 하며, 비행기에 오르며 수많은 친근함을 뒤로한 채 조금은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독일로 교환학생을 가면 길진 않은 기간을 이 친근함 들을 느낄 수 없다는 알싸함.


이런 나에 대한 위로인지, 이코노미 좌석임에도 운이 좋게 걸린 널찍한 자리에 앉아 비행을 시작했다.

기내식을 먹다 똑같이 콜라를 시키고, 서로 웃다 인사하게 된 옆자리 Hamid. 공통점이라고는 전공이 Engineering이라는 것뿐인 Hamid와의 사소한 대화들은 새로운 것이지만, 친근하게 다가왔다.

Hamid는 새로운 것들을 향해 잘 뻗어가고 인사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주었다.


환승을 하며 친절하게 터미널에도 데려다준 Hamid.

사실, 서로 다시 만날 일이 거의 없을 거라는 것을 알지만. 이 순간의 만남 자체가 즐거웠기에 같이 기념촬영을 하고 서로의 휴대폰에 저장을 한다.

스위스에서 이미 engineer인 Hamid의 명함을 받으며 다음에 만나면 생길 내 명함을 주기로 한다.

새로운 친근함이 되어준 Hamid.

여행을 동경하는 모든 이들은, 아마 새로움에 대한 동경이 아닐까.

모르던 세상에 몸을 던지고, 내가 아는 삶이 전부가 아니란 걸 직접 느끼고 확장이 시작될 3/17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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