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보다
이순신 그의 삶을 되돌아보며, 태어나 고된 훈련과 전쟁들 속에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고통스러워하다 죽음을 각오하고 결국 전쟁터 속에서 사망한 한 인간으로서의 그를 생각한다.
나에게 너무도 소중한 이 하루하루를 모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바친 그가 봉급을 위해 일한 것은 절대 아닌걸, 대체 무엇을 위해 인간이 한 생애를 모두 바쳐서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노량-죽음의 바다는 이순신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신파에 빠지지 않은 연출이
이순신의 결연한 의지를 흩뜨리지 않아 더욱 감동적인 연출이다. 그저 이순신이 치던 북을
이어받아 또 누군가가 계속 치고 있음을 그리고 그것이 효과적임을 알려준다.
이번 영화 <노량>은 거의 1/3 이상이 해전 장면으로 웅장하고 그 자체로도 재미가 있는 영상들이었다.
그러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이순신 장군의 결연한 의지와 내 인생에 대한 고찰이었다.
한 인간으로 태어나 먹고사는 것 외에 나의 사명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서 죽기 전까지 내가 기여하고 갈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그저 한 줌 흙으로 돌아가기 전
조금이라도 좋은 날갯짓 한번 남기고 갈 수 있을까? 그렇게 남을 위해 날갯짓해 볼 수 있을까?
어쩌면 너무도 이기적이었던 내 인생의 초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줌 인, 아웃하며 초점을 맞춰본다.
내 인생의 초점은 너무나도 나에게 줌인 되어있어 좀 더 잘 먹고살고 싶고, 내가 좀 더 행복하고 싶고,
매일매일이 나에게만 맞춰져 있던 내 렌즈를 조금은 돌려본다.
노야 이순신 그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분노하고, 내 생애가 모두 남에게 바쳐지더라도
촛불이 꺼지기 직전까지는 뜨겁게 타오를 수 있는 삶을 산다면 어떨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삶의 의미의 전부가 내가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