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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그냥 Jul 26. 2024

워킹맘의 출근하는 마음

아이를 두고 출근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하필 어린이집에 수족구가 돌아 감염예방차원에서 할머니와 집에서 버티는 16개월 아가를 보자니 하루가 다르게 미안함이 쌓인다.

다음주에는 무려 어린이집 방학인데 무려 2주나 집에 떼놓고 출근하는 마음이 편할리가 없다.

어린이집 다닐때는 나는 회사 너는 어린이집이니 마음편히 빠이빠이를 했는데 할머니와 집에만 있을 아가를 생각하니 맘이 편치가 않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애떼놓고 이렇게 일하나


워킹맘들 사이에서 흔하디 흔한 멘트가 절로 나온다.  그런데 문득 우습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애도 없으면서 일을 이렇게 하나


아기를 갖기 전에 내가 했던 문장과 너무 비슷해서. 아이를 가지면서 내 일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더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졌었다. 근데 일의 가치가 10만큼 더해졌다면 아이와의 시간의 가치는 감히 카운트도 안된다.  웃긴건 그렇다고 아이와의 시간을 무제한으로 가지면 아마도 쓰러질거다.  어린 시절 노래방도 네시간씩 놀아대던 내가 이제 아이와 한두시간 겨우 버내면 하루 일과를 접어버리고 싶은 피곤함에 허덕이고 있다.  역시 한치앞을 모르는게 인간이다.


이런 글조차 자녀를 갖기 전 부모들에게는 어쩌면 공포심을 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없는 시간이 온다는 건 누군가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불안요소일 것 같다. 더 집중해서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쏟아내는 것이 절대적 선으로 보이는 이 세상에서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은 비효율 그 자체니까.


하지만 처음 사랑에 빠져 연애를 할 때를 생각해보자. 시간이나 애쓰는 마음을 상대방에게만 얼마를 더했던가. 결혼 8년이 넘는 시간동안 잊던 애쓰는 사랑이 조금은 더 비자발적이고 할 일과 책임이 많게 찾아왔을 뿐.  열달 배불러 낳은 걸로는 흉내내지 못할 관계가 돌지나면서부터 생겼다는 걸 느낀다.


인생에서 이 순간이 지금밖에 없는 소중한 시간이라는걸 잊지 않아야겠다. 어차피 내 좌우명 중 하나가 계속 증명되는 중이니까


바쁜 중에 해내지 못하면
한가한 중에는 절대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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