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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환 Jul 29. 2022

채산성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

오케이몰과 아메바경영 그리고 스타트업의 미래

물가 폭등, 금리 인상, 전쟁, 경기 침체, 벨류에이션 버블 등 각종 악재들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시작점 보다 더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생존을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 특히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한 차례 유동성 파티가 끝났기 때문에 더욱 튼튼하게 현금 흐름을 만들고 이익을 만들어 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부가가치보다는 1인당 생산력(매출 등의 기타 KPI)인 채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조직은 한 명의 인원이 KPI에 어느정도 기여하고 있는가? 질문해 볼 좋은 시기라고 생각된다. 물론, 기업의 형태와 업에 따라 성장 방식이나 운영 방식이 다르겠지만, 최근 읽은 두가지 책을 보며 조직의 채산성이 우리의 생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다. 


그 생각을 하게 만든 첫 번째 책은 "오케이 아웃도어닷컴에 OK는 없다" 이다. 현재 오케이몰이라는 명품 커머스플랫폼의 장성덕 대표가 쓴 책이다. 2000년 초에 창업하고, 해당 책을 2010년 출판했다. 10년 간의 그의 창업 스토리의 엑기스를 담은 책이다. ( 읽기가 쉽고, 내용도 너무 솔직해서 다시 10년 이상이 흐른 지금의 위기 시기에 정말 적합한 책이라고 느꼈다. )


사실 나는 2000년 당시나 2000년 후반기에 경기침체 등을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그 당시 상황은 지금의 어려운 경기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닷컴버블, IMF 이후 침체기, 미국발 경기침체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케이몰은 성장하고 심지어 지금도 매출과 순이익 모두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타 명품 커머스 플랫폼들은 출혈 경쟁에 극심한 적자를 겪고 있지만 오케이몰은 엄청난 순이익을 자랑한다.


오케이몰의 힘은 스타트업 대비 오래된 업력과 노하우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사입 비즈니스(재고관리)와 채산성 높은 조직구성 그리고  현재 스타트업들과는 태생적으로 다른 그들의 기업문화로 정리된다. 


어떻게 어려운 시장과 늘어나는 경쟁사들 속에서 채산성 높은 조직을 만들 수 있었을까? 그 정답은 CEO의 성향과 기업문화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먼저 오케이몰의 대표자는 2000년도부터 밑바닥부터 올라온 하드워커이면서 강성 CEO이다. 책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 MZ세대들이 싫어할 전형적인 대표의 모습이랄까..ㅎㅎ ( 물론 지금은 어떤지 전혀 모르겠다. ) 또한 철저하게 비용을 관리하고 최적의 재고관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오랜기간 사업을 전개해왔다. 그 결과 창업 후 20년이 넘는 사업 기간 내내 흑자 경영을 할 수 있었다. 흑자경영과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결국 강성 CEO를 따라 회사가 끊임없이 성장/개선하고 비용과 손실의 최소화를 반복해온 회사이다. 그리고 장성덕 대표는 CEO의 자리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자리라고 말한다. 아무리 착한 심성을 갖고 팀원들과 마음을 나누는 CEO 라도 성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그를 따를 사람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오케이몰의 성장과정을 보면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에게는 없는 DNA를 느껴볼 수 있었다. 대게 스타트업들은 당장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성장을 위한 인재영입 그리고 높은 연봉, 편안한 문화, 사무실 인테리어 및 위치 등 팀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들에 더 몰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여러 비용과 손실에 대해서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다. 아닌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고 더욱 각성하게 되었다. 정말 스타트업은 빠른 성장과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것 일까? 


하지만 큰 투자를 받고 수년간 큰 규모의 적자와 함께 시장을 혁신하고 향후 수익화를 통해 손익 분기를 달성하는 경우도 간간히 있다. 하지만 내가 봐온 스타트업 씬에서는 아직까지 극소수의 기업만이 흑자로 전환하였다. 더불어 지금은 유동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런 빠른 성장에만 몰입한 팀들에게는 자금 수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니 더더욱 DNA를 높은 채산성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 ( 물론 현금이 넘쳐나고 속도가 가장 중요한 스타트업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 


매출, 순익으로 글이 흘러가는 것 같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측정하는 모든 KPI는 매출과 이익으로 귀결되게 된다. 그러니 기업의 DNA 개편, 채산성 개선을 위한 구조화를 하고 더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오케이몰의 대략적인 채산성을 계산해보면 직원 수는 217명, 2021년도 총 매출 2885억원, 당기순이익 155억원이다. 대략 직원 1인당 매출 13.2억원, 0.7억원 정도의 이익을 만들고 있다. 당장 우리회사와 비교해 봐도 정말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실제로 이익을 지속적으로 재투자한다고 했으니 아마 실제 순이익은 더욱 클것으로 예상된다. 


22년이나 된 기업과 스타트업을 비교하는 것은 적당한 예시가 아니지만 스타트업도 채산성과 성장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앞으로 변화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경영이다. 소규모 팀 내에 경영목표 설정과 채산관리를 맡기는 형태의 경영 방식으로 국내에선 이미 너무 유명한 책이기도 하다. 지금은 더 진화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기업들에 아메바 경영이 도입되고 있다. ( 사일로 단위로 목표설정을 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운영되는 스타트업이 많은데, 사일로로 운영되는 방식 역시 아메바경영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토스도 사일로 문화로 일하고 있다. )


하지만 팀만 소규모 그룹으로 나뉜다고 채산성을 측정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서비스인지 커머스인지 업의 종류마다 측정해야하는 KPI가 다를 수 있고 채산성을 측정하기에 애매한 부서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매출로 이어지는 조직 또는 고객과 맞닿아 있는 팀이 아니면 매출 단위로 어느정도 채산성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특히 미래 가치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개발팀, 디자인팀 등 당장의 매출과 수익에 연관이 없는 경우 채산성을 측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양한 KPI와 이를 매출과 수익과 연관지어 점수화하고 이를 기업문화에 녹여 채산성 베이스로 이끌어 가야한다. 회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과연 우리 조직이 얼마나 뛰어난 채산성(매출과 이익을 생각하는가?)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우리팀도 아직 멀었지만 매년 흑자 경영을 목표로 수익에 집착하고 있다. 그렇다고 원대한 꿈을 포기하고 부가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다음 스탭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말한 것들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조직을 점검하고 안일했던 생각과 마음가짐을 바로 잡고 원팀이 되야하는 중요한 시기인 듯 하다. 더 많은 매출과 성과를 통해 이익을 팀원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더 큰 부가가치를 함께 꿈꾸며 갈 수 있는 최고의 구성원들과 롱런하고 싶다.


인생은 길고, 앞으로 해야할 일은 굉장히 많다. 아무리 스타트업이 빠른 성장과 혁신을 꿈꾸며 달린다고 해도, 앞으로 다양한 한계들을 직면하고 동력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초체력(매출과 순익)을 튼튼히 하는 동시에 성장(부가가치)을 추구하는 필승 전략과 정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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