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예뻐요. 난 내 얼굴 다 마음에 안 들지만 특히 코가 마음에 안 들어. 겁만 없었으면 벌써 성형했을 텐데."
그러자 지인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오랜만에 너를 봤는데, 예전보다 네가 밝고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어. 네 얼굴 생김새 하나하나에 대해 예쁘다고 단정 짓는 게 아니야. 예쁘다는 건 네 표정과 분위기에서도 느낄 수 있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너 기억 안 나? 대학시절 네가 첫눈에 반했다던 남자. 넌 그 사람 외모는 잘생기지 않았다고 했어. 그런데 그 사람의 표정, 분위기, 말투에 한 순간 반해버렸다고 했지. 한마디로 예쁜 사람이라고 했어. 그런데 왜 너 자신한테는 예쁘다는 기준을 오직 얼굴 생김새 하나로만 적용하려고 하니?"
맞다.
그랬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전 처음 본 그 사람이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사람의 표정이 풍기는 깨끗한 분위기가 있었다.
말 한마디도 참 예쁘게 했고, 행동 하나하나 예쁨이 묻어 나왔다.
비록 그 이후로 단 한번 만나보지도 못했지만.
정말 예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종종 들 정도로.
그 사람을 만났던 그날 밤,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이 꼭 정형화된 미의 기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