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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영 Mar 08. 2023

르완다. 르완다스러운 작품 평생 소장하기

내 작품 내가 만들기

지난 이네마 아트센터 방문이 정말 즐거웠다. 

내가 좋아하는 걸 본 친구가 다른 아트센터를 더 알아봐 주었다. 친구의 배려가 어찌나 감사한지 그 마음에 정말 감동을 받았다.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이부카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 한복판에 있었다. 먼저 우리를 반겨준 것은 아이들이었다. 동네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해맑게 웃어주었다. 르완다인들은 사람들을 좋아해서 많이 웃어준다고 한다. 그만큼 마음이 순수하지 않나 생각했다.

 
입구에 있는 아이들이 너무 이뻤다. 특히 노란 원피스를 입은 친구는 어찌나 이쁘던지, 한참을 놀았다. 몇 살인, 이름이 뭔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킨야르완다어를 몰라서 물어보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     

아이들과 대화 후 그림을 보는데 그림은 전시도 되어 있지만 바닥에 켜켜이 쌓여 있는 그림들이 더 많았다. 정말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이부카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체험이 가능하다고 하여, 아티스트의 전화번호를 받아왔다. 나오는 길에 조금 전에 대화하였던 아이들에게 집에 가서 먹으려고 포장해 온 음식들을 선물하고 왔다.     


그리고 다음 날 나만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시 이부카를 찾았다. 나의 선생님인 아티스트 필립을 만났다. 필립은 그림을 그리는데 1시간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나무 프레임과 천, 아크릴 물감등을 준비해 놓고 있어 당화스러웠다. 캔버스를 만드는 작업부터라니, 1시간을 물 건너갔구나.. 시간이 한참 걸리겠구나 생각했다. 아크릴 물감을 보니 옷에 아크릴이 묻을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천을 앞치마처럼 만들어서 작업을 시작했다.


르완다에서는 늘 즐거운 일이 일어났다. 캔버스를 만들고 박스를 찢어서 팔레트로 사용을 했다. 흰색으로 배경색을 칠하고 있는데 필립이 갑자기 작품값을 받으러 은행에 가야 한다고 한다. 30분 이상 걸리니 기다리라고 한다. 양해는 구하지만, 답정남이었다. 난 정했다. 넌 그렇게 해야 한다. 였다. 역시 르완다! 아프리카 스타일이었다. 

     

 기다리는 김에 집에 가서 아크릴이 묻어도 괜찮은 옷으로 갈아입고 왔다.

 다시 머리를 질끈 묶고 작업을 시작했다. 옷차림이 자유로워져서인지 한결 작업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간단히 스케치해서 주니 필립이 캔버스에 그려주었다. 처음에 내가 그리려고 했지만 전문가가 그려준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옆에 있던 다른 아티스트가 즐겁게 그림을 그리라며 맥주를 사줬다. 술이 더해지니, 작업분위기가 더욱 즐거워졌다.     


처음부터 1시간은 어림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5시간 정도를 그리는데도 끝이 나지 않았다.
르완다는 해는 갑자기 확진다. 해가 지면 모기떼들이 나를 엄청 사랑한다. 그리고 색도 잘 모르겠고, 더 이상은 그리기가 어렵다는 판단 하여  3일 뒤에 다시 오기로 하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삼일 뒤 정말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은 마무리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이부카에 갔는데, 그림을 그리다 보디 계속해서 수정하고 싶은 곳이 생겼다. 하지만 여기서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이부카에서 집에 가는 길을 마음에 그리고 카메라에  이부카를 담았다. 이부카는 아마도 살면서 다시 오지 못할 곳이다. 그래서 더욱더 눈에 담았다. 나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 준 이부카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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