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선 염소가 4만 원이래
친구가 쉬는 날 멋진 곳을 데려다준다고 하여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하였다. 그곳은 바로 르완다스러운 물건들이 가득 팔고 있는 샵이었다. 바로 냐미람보 우먼스 센터(nymirambo women's center)로 르완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다. 물건이나 옷들이 정말 내 스타일들이 많아 들어가면서 정말 셀레였다. 정말 친구가 아니었다면 현지인동네 한가운데 있을 여기를 내가 어찌 알겠는가, 다시 한번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다시 말하자면 냐미람보에서 옷이나 소품을 산다는 건, 르완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지원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난 가게에 들어선 순간 지름신을 마음껏 강림시켰다. 여기서 사용하는 천은 모두 콩고에서 수입을 한다고 한다. 그 천에 수나 스티치를 놓아서 가방이나 옷, 이불 등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었다. 그 물건들을 보고 내 것이라는 생각에 르완다에서 최대치의 금액을 사용하였다. 어찌나 많이 사던지 쇼핑을 좋아하는 내 친구도 말릴 정도였다.
그렇게 집에 오고 나서 이집트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과 옥상달빛의 노래 '염소 4만 원이 계속 생각이 났다. 냐미람보에서는 생각 없이 돈만 쓰고 왔는데 집에 와서는 뭔가 허전하게 다시 그곳을 가야 할 것만 같았다.
이집트에서 지낸 2년간 난 여자아이들에서 의상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그 아이들이 그 일로 인해 삶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나의 시간의 아깝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그 시절의 내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염소가 4만 원이래로 시작하는 옥상달빛의 노래는 내가 지금 이 짧은 여행에서 여기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줄 수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냐미람보 우먼스 센터(nymirambo women's center)에 두 번째로 방문을 하였다. 그리고 매니저인 마리를 통해 센터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냐미람보는 스위스 여성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르완다 여성인 마리를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르완다 여성들에게 미싱을 비롯한 의류에 관련된 기술을 가르치고, 그들이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업을 제공하고 있다.
총 3개의 작업실로 이루어진 나미람보는 현재 55명의 여성들이 옷과 소품을 만들고 있으며, 분야별로 파트를 나눠서 작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일하는 엄마를 위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도서관도 운영 중이며, 도서관에는 선생님이 있어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르완다의 책값은 기초 소득 수준 비해 비싸 편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동네에 있는 도서관 덕분에 아이들이 책을 더 접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마리에게 나의 이집트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우리나라 전통의상인 한복을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판매되고 있는 옷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도 교환하였다.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여기서 미싱이나 패턴에 대한 기술봉사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옥상달빛의 '염소 4만 원'을 실천하고 싶었다. 그래서 마리에게 도와줄 수 있는 아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마리는 키갈리는 도시이기에 염소보다는 교복이나 학용품을 지원해 주는 게 좋다고 했다. 르완다는 교육비는 정부에서 지원하여 가난한 집 학생들도 학교를 다닐 수 있으나 교복이나 학용품 살 돈이 없어서 못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원해 줄 수 있는 아이를 찾는다면 연락을 준다고 했다. 좋은 친구에게 작은 행운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기대해 보았지만 끝내 세 번째 방문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