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 Jun 19. 2016

쓸모없는 것들의 용도

국제도서전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신문을 받았다.

이런 글이 써 있었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예술작품의 근원 Der Unrsprung des Kunstwerkes>(1950)에서 사물이 그 용도를 구현할 때가 아닌 용도성을 드러내지 못할 때 비로소 참다운 존재의미를 드러낸다고 했다.

책도 실제 용도를 상실할 때 비로소 책, 자체의 본질적 의미와 가치를 발현한다. 그런 책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예술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북아트다.

-내용과형태의균형, 김명수


이 이야기는 인간에게도 해당된다. 태풍을 만난 선원에게도다. 사람이 자신의 용도-선원으로서 배를 지킴-을 상실했을 때, 참다운 존재의미를 찾았다. 그것은 바로 창조물.


---------------
이것은 실화다.


해군들은 죄수들을 압송해 겨울을 날 뵈닉스 섬에 가려던 차였다.

“마침 남풍이 순하게 불어오자 사람들은 잘 되었다 생각하고 돛을 올려 크레테섬 해안을 따라 항해하였으나 얼마 안 가서 3유라굴로라는 태풍이 불어닥쳤다. 그러자 배는 태풍에 휩쓸려 바람을 뚫고 더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4가우다라는 작은 섬 남쪽까지 밀려왔을 때 겨우 거룻배를 잡아 선원들이 끌어올리고 밧줄로 선체를 둘러 감았다. 그리고 그대로 가다가는 모래톱에 걸릴까 두려워 돛을 내리고 바람에 밀려 다녔다. 이튿날도 우리가 폭풍에 시달리자 선원들이 짐을 바다에 던지고 사흘째 되는 날에는 배의 장비까지 바다에 던져 버렸다. 더욱이 여러 날 동안 해와 별도 보이지 않고 사나운 폭풍만이 계속되어 결국 살아날 가망은 완전히 없어지고 말았다.

그때 바울이 일어나 여러 날 동안 먹지 못하고 시달려 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 말을 듣고 크레테섬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피해와 손실을 입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안심하십시오. 여러분은 한 사람도 생명을 잃지 않고 배만 부서질 것입니다.

어젯밤 나의 하나님, 곧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천사가 내 곁에 서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는 황제 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사람들을 다 너에게 주셨다.’ 그러므로 여러분, 용기를 내십시오.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신 것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밀려서 어느 섬에 가 닿을 것입니다.”

14일째 되던 날 밤에도 우리는 아드리아해 부근에서 여전히 표류하고 있었다. 한밤중쯤 되어 선원들이 육지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고 수심을 재어 보니 약 537미터였고 좀더 가서 다시 재어 보니 약 628미터였다. 우리는 암초에 걸릴까 염려되어 배 뒷편에 닻 넷을 내리고 날이 밝기를 7기다렸다.

그런데 선원들이 도망치려고 뱃머리에서 닻을 내리려는 체하며 바다에 거룻배를 띄웠다. 그때 바울이 근위대 대장과 군인들에게 “이 사람들이 배에 남아 있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조되지 못합니다” 하고 말하자 군인들이 밧줄을 끊어 거룻배를 떠내려 보냈다.

날이 밝아 올 무렵 바울은 모든 사람에게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오늘까지 14일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폭풍에 시달려 왔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여러분은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살아 남기 위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고서 바울은 빵을 들고 모든 사람 앞에 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먹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모두 용기를 얻어 음식을 먹었는데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은 모두 276명이었다. 다 배불리 먹은 후 배를 가볍게 하려고 남은 밀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

‭‭사도행전‬ ‭27:13-38‬ ‭KLB‬‬
http://bible.com/86/act.27.13-38.klb

------------------


온누리교회 김승수목사님의 설교(6/19)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노력이 실패한 끝에 하나님의 역사가 드러난다. 도구로서의 자기능력이 모두 실패하면, 하나님께서 자신의 움직임을 드러내보인다. 왜 그때 하는 것인가. 하나님은 선하시다. 그리고 드러내보일 때(먹힐때)를 아신다.

교만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능력을 신뢰하던 사람이 겸손해지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이 된다.

나는 이 사회에 살면서, 부자가 아니다 라는 감정을 제일 많이 느낀다. 사오늘은 거대한 쇼핑몰에 두 번이나 갔다왔다. 그곳에서 나의 용도를 잃은 채 겸손히 있었다. 오늘 나는 가게에서 쓸데없는(돈이 없는) 것이었을게다. 그곳에서 빠져나와 집에 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