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 Sep 20. 2016

당신의 커다란 달은

안녕하신가요

요새 설치미술이 인기다.

수백마리의 판다나 거대한 토끼들로 자연환경보호문제를 말한다. 사실 그 너른 땅은 인간의 것이기도 하나, 동물들의 살림터이기도 했고, 이제는 동물들이 사라지고 인간만 남은 시멘트 바닥이 됐다.


슈퍼문으로 마케팅을 하는 이들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열심히 일하는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설치미술을 통한 진정한 의미는 퇴색된 채 모든 게 판매를 위한 일로만 여겨지고 있다.


슈퍼문을 한시간 동안 기다렸다.

그때까지 진짜 달은 찾지 않았다.

집에 가는 길, 아주 우연히 눈길에 진짜 달이 걸렸다.

둥글고 노란 달.


나는 무엇을 좇고 살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인공 건축물인 슈퍼문에 파랗고 빨간 불이 켜지기를 한 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정작 한가위 보름달은 한번도 쳐다볼 생각을 하지 않다니.


설치미술이 아름답거나 귀여워서라기보다, 그저 거기에 있고 포털이 그것을 주목했기 때문에 나는 오늘날 슈퍼문의 의미나 한가위 보름달보다, 슈퍼문 인증샷을 찍는 게 더 중요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인증샷을 실제로 건졌고, 그래서 글을 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사진첩이 내 생각과 글감을 지배하는 사고구조에 이르렀다.



내 어릴 적.

엄마, 달이 왜 나를 좇아와?


그때가 그립다. 진짜 달이 이상했고 신기했고 그것의 진짜 현상에 의문을 가졌던 시기가.




작가의 이전글 쓸모없는 것들의 용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