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하고 귀엽게 사는 것은 어렵다
차라리 거칠고 멋있어 보이는 것은 쉽고 단순하다
중국집 가면 짬짜면도 아니고 탕볶밥 먹는다.
그래야 실제로는 탕수육 + 짜장(소스) + 볶음밥 + 짬뽕 (국물) 4개 다 먹을 수 있으니까.
자잘한 것 놓치지 않고 아기자기하게.. 얕고 넓게 이맛 저맛 다 맛보고 살고 싶은 소박한 꿈..
안타깝게도 포기할 것만 늘어간다는 생각도 든다.
시간의 압박에 눌려 시간을 더욱 낭비하게 되는 것은 어찌 된 노릇인지...
주위 사람들 중 가장 예민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느끼면서도
살아가면서 티를 내지 않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한편으로는 꽤 자연스럽게 녹아든 내 모습이 때로 우쭐한 것은
그만큼 나도 큰 차이 없었다는 것일지
사실 소박하고 싶은 적은 없었다. 소박해져 버렸을 뿐
혼자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타인에게의 거는 기대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 외로워지는 것은 나 같은 성격의 개인이 극히 드물다는 것
언제쯤이나 공감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어떤 타입의 사람들은 매우 감정적이어서 혼자만의 드라마가 강하고,
그들의 고통은 내 기준에서 상당 부분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부분 그런 타입들은 자기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가 끝나면
제법 잘 복귀한다. 마치 짧은 이벤트를 겪은 것처럼
그들의 예민함, 고통과 나의 것을 비교해본다
안 힘든 사람은 없지, 그렇다고 해도 정도의 차이는 확연
하루 일과를 보내다가 문득 패닉에 빠져
내 스스로의 가치와 장점을 1도 찾을 수 없을 때
무분별한 소비에서 그때그때의 즐거움에 탐닉할 때
결국 내가 최악의 존재라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일상생활 코스프레를 하기 위하여
다시금 마음 다잡고 '나 같은 사람도 세상에 있어야지' 하고 생각하나
타고난 성정 탓에 내면으로 파고든다
돈도 크게 벌지 못했고
여자들에 둘러싸이지도 못했고
가족에게 사랑을 베풀지도 못하였다
종교를 믿지 않으니 죽어 구원을 받을지
혹은 숨이 멎는 자체로 아무것도 아닌 끝이 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종교를 강요하여 믿게 할 수 있는 타입도 아니니
나란 사람은 구제불능이며 참 까탈스럽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 않으나 가족들에게는 미안하다
가족들에게는 억하심정과 자격지심이 공존한다
사춘기적의 억압된 기억이 현재를 사로잡는다면
그 또한 성인다운 모습은 아니지만
늘 그늘에 있다고 느껴진다
걱정스러운 어머니의 목소리는
한없이 나를 퉁명스럽게 만들 뿐이고
솔직히 말해 그냥 있어도 우울한 내 기분을
더욱 현실적인 고민거리에 쌓이게 만든다
부모의 걱정이 없다면 오히려 나는 순진무구한 어린이처럼 즐거울 수 있다
그러나 그 걱정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나는 나에게 오는 나쁜 영향에도 불구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
그냥 참을 뿐이다 다른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나처럼 엉망진창인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나의 고통이 남들보다 더욱 무겁고 실체가 있었음을
확인하는 피해의식만 강해질 뿐이지
제목으로 돌아와서... 가볍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게
그렇게 살고 싶다
완벽한 자유
돈으로부터의 자유
가족으로부터의 자유
결혼 늦게 할 자유
좆같으면 좆같다고 할 수 있는 자유
너무 많이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