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평생 세상과 싸워야 할 것만 같은 고독감
완벽한 날은 없다.
오히려 뭐 이런 날이 있지? 싶을 정도로 상황이 안따라 주는 경우는 많다.
날씨가 별로라서 비가 많이 오거나, 말도 아니게 춥거나
평소보다 일이 바빠 하루 종일 전화만 받다가 끝났다거나
가족이나 아니면 애인과 트러블이 있다거나...
뭐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많은지
마치 온 세상이 나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그 또한 나의 자의식 과잉이겠거니 하고 싶지만...
나의 문제들을 타인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대할 수 있겠지만,
예민하고 유약하고, 때때로 자학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문제도 생각을 폭주하게 하는 기폭제가 된다.
생각들에 사로잡혀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그런 상황을 접해본 적이 있는지?
적어도 나는 가끔 그렇다. 아무것도 못 해낼 것 같은 기분...
이런 나의 상태를 타인과 공유하는 순간 나의 무능함을 만천하에 까발리게 될 것 같은
그래서 더욱 혼자만의 문제로 남기게 되는 나의 복잡한 심정들을
어떻게든 건전하게 해소해내고, 다시 실체가 있는 일에 매진하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도가 그렇듯이 나의 시도는 실패한다.
변할 수 없는 타고난 나의 성정으로 되돌아온다... 몇 번이고...
시간을 무의미하게 낭비하고 나니 마음껏 우울해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구나.
경험적으로 환경이 좋게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그저 무뎌지는 것만이
살아가기 위해서 좋은 방법이겠지만
무뎌지지 못하고 무뎌지는 척만 하면서 속은 더욱 썩어만 가는 듯하다.
강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강해지는 것보다는 한없이 자유롭게 유약해지고 싶다
허수아비처럼 축 늘어진 상태로 그냥 되는대로 상황을 지켜보고 싶고
내 주위에 내가 이뤄왔던 것이나 평화로워 보이는 요소들을
거슬리게 뒤흔들고 파괴해보고 싶다
그 이후에도 내 편이 얼마나 남아있을런지
혹은 애초부터 혼자였고 앞으로도 혼자서 나를 지탱해가야 한다는 고독감을
다시 확인하게 될 뿐인지
해맑고 밝게 살아가는 것은 참 어렵다...